이름: 연구소
2019/3/2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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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그잔 씻는 게 더 환경오염 아니냐고?(경향신문)  
머그잔 씻는 게 더 환경오염 아니냐고?


지난해 하반기쯤부터 커피전문점 풍경이 달라졌습니다. 다 마신 컵을 정리하는 곳에는 머그잔이 쌓여있고, 플라스틱컵에 담긴 차가운 음료를 테이블에 놓고 앉아있다가는 “안에서 드시면 안 돼요” 한소리 듣게 됩니다. 머그잔에 음료를 받긴 했는데 금방 이동해야 해서 남은 음료를 테이크아웃 컵에 달라고 해야할 땐 새로운 죄책감이 더해지죠. 개인컵을 사용하면 해결될 일이겠지만, 보통 커피를 식후에 마시니 식당에 갈 때부터 들고 가려면 살짝 귀찮은 게 사실일 거에요.

‘컵 씻느라 세제랑 물도 많이 들 텐데 이것도 환경 오염 아닌가?’
‘제대로 씻어놓기는 한 걸까? 약간 불안한데’

이런 생각들도 많이 하실 거에요. 그렇다면 머그잔을 쓰는 게 친환경적이라는 건 맞는 말일까요?
이 책 『녹색상담소』에 따르면 “그렇습니다”.


종이컵과 머그컵을 비교하려면 일단 컵을 만드는 과정부터 생각해야 합니다.

환경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한 해에 사용하는 종이컵은 2015년 기준으로 약 257억 개. 종이컵 생산을 위한 천연펄프 수입은 14만 톤입니다. 30년생 나무로 따져보면 1500만 그루에 해당하죠. 이렇게 수입한 펄프로 원지를 만들고 폴리에틸렌(PE) 코팅을 해서, 열접착과 인쇄를 거치면 종이컵이 나옵니다. 종이컵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25만 3000톤. 세계자연보호기금(WWF)에 따르면 종이컵 하나를 만들기 위해 펄프를 생산하고 표백하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물은 약 200리터라네요.

머그잔은 흙을 구워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종이컵을 만들 때보다 3배 많은 에너지를 사용합니다. 그러나 사용한 머그잔을 씻을 때 드는 에너지는 종이컵을 만들 때 필요한 에너지의 절반 정도라고 합니다.

책에 따르면 종이컵 한 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에너지는 머그잔을 최소 39번 이상 사용하면 상쇄된다고 합니다. 매일 3번씩만 씻어서 사용한대도 13일이면 종이컵보다 낫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네요. 종이컵은 버린 뒤에 화학물질로 PE 코팅을 다시 분리하고 재생펄프로 만드는 과정에서 다시 많은 양의 물을 사용하죠. 재활용되는 종이컵은 생산량의 13.7%에 불과하고, 36.3퍼센트는 매각되거나 소각된다는군요. 특히 PE 코팅 분리 비용 때문에 재활용을 못하게 되는 경우도 많죠.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 시행령 제50조에 따라 지난해 8월부터 커피전문점 1회용컵 사용에 대한 과태료 부과가 시작됐습니다. 벌써 8개월째네요. 이제 플라스틱컵 사용은 많이 줄었는데, 의외로 종이컵 사용량이 엄청나게 늘었다는 소식도 들려옵니다.

플라스틱 빨대와 종이컵은 아직 규제대상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일부 커피전문점들은 일정량의 머그컵이 소진되면 종이컵을 제공하면서 뚜껑만 주지 않는 방법을 택하고 있습니다. 환경부가 종이컵 보증금제도 부활을 다시 검토 중이라고 하죠.



1회용 컵을 쓰지 말자는 ‘컵’피페스토 선언. WWF


『녹색상담소』는 4년간 생태환경문화월간지 「작은것이 아름답다」의 독자들이 보내온 질문을 연재했던 동명의 코너 이름입니다. 녹색 삶을 실천하는 방법에 대한 41가지 궁금증에 대해 분야별 전문가의 답변과 관련 자료들이 이어집니다.

유통기한은 꼭 지켜야 하는지, 합성세제 대신 쓸 수 있는 게 뭐가 있는지, 휴지를 변기에 넣으면 어떤 점이 안 좋은지, 전기자동차는 정말 친환경인지, 방사능측정기가 불안을 덜어줄 수 있는지, 커피찌꺼기는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등 다양한 질문들이 이어집니다. 대부분 간결한 답변이 이어지기 때문에 깊이가 아쉬울 수는 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각 꼭지 뒤에 나오는 자료를 참고해야할 것 같습니다.

지구가 병들어간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살아갑니다. 어떻게 하면 바꿀 수 있을까 고민해보지만, 당장 어떻게 해야하는지 잘 모르겠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런 분들께 권합니다.


■이 페이지에 머물다



Q. 전기레인지가 가스레인지보다 더 친환경일까요? 전기레인지는 전기를 열로 바꾸는 과정에서 효율이 떨어지고, 소비전력도 화구 하나에 1킬로와트가 넘어 에너지 낭비가 아닐까요?

A. 직접 제품의 친환경성을 언급할 때는 에너지가 만들어지는 과정 전체를 고려해야 해요. 제품을 폐기할 때 들어가는 에너지도 고려해야 하죠. 이를 ‘제품의 전주기성 평가’라고도 해요. 제품의 에너지 효율과 가스와 전기의 에너지 전환 과정을 고려하면 가스레인지의 친환경성이 전기레인지를 압도합니다. 독일 소비자보호원은 가스레인지가 전기레이지에 비해 ‘생태균형성’이 훨씬 앞선다고 공식 평가했어요. 가스레인지의 실내 오염 탓이라면 일반 전기레인지보다는 효율이 높은 인덕션 레인지를 쓰는 것이 좋습니다.

전기레인지의 효율이 낮은 건 사실이군요. 물 1리터를 끓이면 소모되는 전기 가운데 55%만 직접 물을 끓이는 데 쓰인대요. 화구 자체를 덥혀야 해서요. 전기는 화력이건 원자력이건 1차 에너지원을 열에너지로 바꾼 뒤 모터를 거쳐 전기로 바꾸면서 60%의 에너지 손실을 겪는다네요. 가스는 1차 에너지원이라 에너지 변환 과정을 거치지 않고요.


가스레인지의 실내 오염에 대해서는 과장된 측면도 있나 봅니다. 이 꼭지를 정리한 박진희 교수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가스레인지 유해물질은 잘 정비된 주방 후드와 창문 환기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답니다.

그러고 보니 “전기레인지 파는 사람들이 ‘독일에서는 건강 위험 때문에 가스레인지 사용을 금지한다’고 말하더라”는 이야기를 인터넷 게시판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물론 댓글에 “금지 아닌데요”라고 바로 나오더군요. / 임소정 기자

* 경향신문, 2019.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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