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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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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되고 낡은 것 되살려내는 게 진정한 도시재생” / 경향신문  

“오래되고 낡은 것 되살려내는 게 진정한 도시재생”

윤희일 선임기자

마쓰바 도미 ‘군겐도 이야기’…고민가 복원해 일자리와 인구 늘려


“오래된 것, 낡은 것, 느린 것, 생활 속에서 익숙해진 것, 그런 것들이 우리의 자산이고 힘이죠.”

일본 시마네(島根)현 오다(大田)시 오모리(大森)정의 이와미긴잔(石見銀山) 기슭에서 ‘군겐도(群言堂)’라는 브랜드의 의류·생활용품을 만들어 팔면서 도시재생에 진력하고 있는 마쓰바 도미(松場登美·69·사진). 2일 대전에서 ‘군겐도 도시재생 이야기’라는 주제의 강연을 가진 그는 언제나 ‘오래되고 낡은 것’의 가치에 주목해 왔다고 했다.

“당연한 것처럼 널려 있는 ‘시골 풍경’에서 가치가 발견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말이 도시재생이지 새로 산 것, 새로 만든 것은 거의 없어요. 자연 속에 있는 것, 마을 안에 원래 있던 것들을 사용해 꾸미고 장식한 것뿐입니다.”
1949년 미에(三重)현에서 태어난 도미(사람들은 그를 부를 때 성이 아닌 이름을 부른다)는 1989년 남편의 고향인 이곳으로 와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바느질 솜씨로 소품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천으로 소품을 만들어 파는 것부터 시작했어요. 지금은 지역의 고민가(古民家)를 재생해 지역 주민 모두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힘을 쏟고 있고요.”

도미가 처음에 도시재생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지은 지 약 150년 된 지역의 오래된 민가였다. 사실상 폐허나 다름없는 집이었지만, 조금씩 손질하고 옛것을 되살렸더니, 사람들이 ‘멋있다’며 찾아왔다. 이런 방식으로 재생시킨 고민가는 군겐도의 본점 매장이 되고, 전시장이 되고, 카페가 되고, 사람들이 머무는 숙소가 됐다. 오모리정의 낡은 건물 10여개가 이런 식으로 되살아났다. 도시지역 젊은이들이 이곳에서 살겠다고 이주해 왔고, 도시인들은 휴식을 취하고 싶다며 몰려왔다.

인구가 500명도 안되는 오모리정에 본사를 두고 있는 군겐도(법인명은 이와미긴잔생활문화연구소)는 현재 도쿄 등 전국에 무려 32개의 점포를 두고 젊은이 등 160여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도미의 히트작 가운데 ‘아베가’라는 숙소가 있다. 도미는 이 숙소를 ‘료칸(旅館)’이니, ‘리조트’니, ‘게스트하우스’니 하는 그럴듯한 이름 대신 그냥 ‘살아가는 숙소(暮らす宿)’라고 부른다.


“도시지역 손님들이 그냥 편안하게 머물다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저희가 추구하는 것이 바로 도시와 상생하는 시골생활이거든요. 자연과 사람 그리고 문명이 소통하는 ‘슬로 라이프’를 실천해 가고 싶기도 했고요.”

오모리정은 원래 일본의 대표적 은광이 있던 곳이다. 은은 한때 이 지역을 크게 번성시켰지만, 1920년대 은광산이 폐광되면서 인구가 급감했고, 결국 작은 시골마을로 전락했다. 하지만 도미의 군겐도와 아베가가 생겨난 이후 젊은이들이 들어와 한때 300명대로 줄었던 인구가 얼마 전 400명대를 회복했다.

“오래된 것, 낡은 것이라고 해서 모두 부수고 없애버리는 것은 진정한 ‘도시재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고치고 되살려내는 즐거움, 생활 속에서 이어져온 삶의 방식, 그런 것을 이어가는 기쁨과 아름다움을 다른 사람, 다음 세대에게 전하는 것이 바로 우리가 지향하는 도시재생입니다.”

* 경향신문, 2018.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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