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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연구소
2018/10/2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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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필법으로 김재규를 재평가하면.. / 김재성  
춘추필법으로 김재규를 재평가하면..

김재성 주필

지금은 ‘기레기’로 전락했지만 기자를 ‘무관의 제왕’으로 칭하던 시절이 있었다. 역사를 기록한다는 점에서 『춘추』를 쓴 공자의 후예라는 뜻이다. 공자가 노나라 역사  『춘추』를 쓰고 후세에 소왕(素王)으로 추앙되었다. 곤룡포를 입진 못했지만 그의 붓 끝에서 제왕도 필부로 강등되었기 때문이다.

『춘추』는 천하를 호령했던 제왕도 대의에 벗어나면 한갓 필부로 기록했다. 이를테면 춘추 5패의 첫 패자였던 제나라 환공의 부음을 '제나라 사람 소백이 죽었다'고 기록했다. 그가 무도했다는 뜻이다. 뿐만 아니라 무도한 군주의 피살은 범인 대신 ‘나라사람들 혹은 나라가 죽였다’고 할 정도로 서릿발 같았다. 군주가 인의를 해치면 잔적(殘賊)이요 필부일 뿐이니 죽여도 시해(弑害)가 아니라는 맹자의 혁명론이 여기서 비롯된다.

19년 전, 10월 26일, 김재규의 총탄에 유신체제가 종말을 고했다. 당시 계엄 하 군사재판은 이 사건을 ‘내란 및 내란 수괴 미수’로 규정하고 김재규는 1980년 5월 24일 사형이 집행되었다. 그러나 이 재판은 1979년 12월 4일 1심 개시, 80년 5월 20일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 세간에 쪽지재판, 주문재판이라는 말이 회자되었다.

문영심 씨의 ‘김재규 평전’을 토대로 사건 핵심을 간추리면 이렇다. ▷김재규, 유신 직후부터  수차례 유화책 진언, 4차례 권총 휴대한 채 대면했으나 자중. ▷10.26 무렵, 양심수 400~500명, 학생 퇴학 800~1천명, 대통령 성문란 극심, 전담 채홍사 등장. ▷79년 10월 17일 부산, 마산, 창원에서 대규모 시위 발생, 계엄령(부산)과 위수령(마산, 창원) 선포 ▷김재규 18일 02시 헤리곱터로 부산행, 민정시찰 후 귀경, 19일 대통령 대면보고, 전국 5대도시 확산 조짐, 대국적 해법 건의 ▷보고 시 차지철, 캄보디아 300만 죽였음, 100만 200 만 쯤 처치하면 수습 주장 ▷박 대통령, 불순 세력 단호대처, 악화 시 직접 발포명령, 4.19 때 곽영주, 최인규와 다름. 대통령이 명령 내렸는데 누가 나를 총살 하겠나? 언급 ▷김재규, 대통령과 자유민주주의, 박대통령 이승만과 달라 절대 물러나지 않을 사람 확인, 한 쪽의 희생 불가피, 거사 결심.

김재규는 사형집행 전 “하늘의 ‘4심’이 남았다고 했다. 그러나 4심은 유신체제가 부정된 것으로 끝난 셈이지만 10,26과 김재규에 대한 재평가는 ‘아직’이다. 다만 함세웅 신부는 이를 “정당방위”로 규정했다. 10.26이 없었다면 부산, 마산은 물론이고 전국 대도시에서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는 논리다. “김 장군이 그카지 않았으믄 광주 사람덜 대신 우리 부산 사람덜 많이 다쳤을지도 모르지예” 시위 현장의 국밥집에서 김재규를 만났던 시민도 같은 생각이다. 그런가하면 『김재규 평전』을 쓴 문영심 씨는 “그(김재규)는 내란을 일으키지 않아서 내란죄로 처형되었다.”고 말 해 김재규가 주장한 ‘혁명’, 계엄 하 사법부의 판결인 ‘내란’ 양쪽을 다 부정한다.

10,26과 김재규. 역사의 심판은 미완이지만 역사기록의 전범인 「춘추필법」으로 이를 기록한다면 어떤 결론이 나올까? 둘 중 하나다. '부·마 시민이 박정희를 죽이다'가 그 하나고 '대한민국 국민이 박정희를 죽이다' 그 둘이다.

함세웅 신부와 국밥집 시민의 말이 전자를 뒷받침 하고 박정희 사후 최규하 대통령의 개헌 담화 구속자 석방 등 민주화 조치가 후자를 증명한다. 박정희는 민주공화국 헌법을 유린하고 1일 독재의 유신을 체제를 만들었다. 유신체제는 국가의 이름으로 무수한 폭행을 자행했다. 이 둘은 김재규가 박정희를 저격함으로서 제거되었다.  『춘추』는 이 경우 ‘국민이 아무개를 죽였다.’고 기록했다.

* 한국정경신문, 2018.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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