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래나무 아래에서 ▒  


이름: 가래나무
2014/6/9(월)
바다를 털고 나오렴 - 신현림  

바다를 털고 나오렴

신현림


누군가 승냥이처럼 길게 울다 사라진다
숱한 너희들이 쓰러지고,
대지가 상여처럼 흔들린다

언제나 새 사건이 헌 사건을 밀어냈다
푸른 뱀이 몸을 휘감다 나갈 뿐
시끄럽다가도 순식간에 잊혀졌다

이번에는 다르구나
잊어서는 안 되는 비극이 되었구나
너희들을 지켜주지 못한 나와 어른들을
이 슬픈 뱀이 휘감고 놓질 않는구나
미안해서 심장이 태워지듯 아프고 아프구나
시간을 되돌려 너희들을 모두 구해주고 싶구나

어여, 슬픈 바다를 털고 나오렴
아직 따뜻한 몸이구나
살았구나 살은 거지

오늘 밤 불쌍한 모두를 데려다 잠재워야겠구나
거대한 팽이처럼 소용돌이치는 바람이 멈출 때까지
회오리바람이 그칠 때까지
추운 손들이 울부짖고
고무풍선처럼 터져버리고
파랑새가 날아가버리고




인도풀: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이 울려퍼지고, 참사 희생자 가족들은 그 대한민국에 절규합니다. 조국이란, 국가란 무엇인가요? -[06/22-21:35:1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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