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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가래나무
2014/4/7(월)
山中問答 - 조지훈  

山中問答


조지훈


<새벽닭 울 때 들에 나가 일하고

달 비친 개울에 호미 씻고 돌아오는

그 맛을 자네 아능가>



<마당 가 멍석자리 쌉살개도 같이 앉아

저녁을 먹네

아무데나 누워서 드렁드렁 코를 골다가

심심하면 퉁소나 한가락 부는

그런 멋을 자네가 아능가>



<구름 속에 들어가 아내랑 밭을 매면

늙은 아내도 이뻐 뵈네

비온 뒤 앞개울 고기

아이들 데리고 낚는 맛을

자네 太古적 살림이라꼬 웃을라능가>



<큰일 한다고 고장 버리고 떠나간 사람

잘 되어 오는 놈 하나 없네

소원이 뭐가 있능고

해마다 해마다 시절이나 틀림없으라고

비는 것 뿐이제>



<마음 편케 살 수 있도록

그 사람들 나라일이나 잘하라꼬 하게

내사 다른 소원 아무것도 없네

자네 이 마음을 아능가>



老人은 눈을 감고 환하게 웃으며

막걸리 한 잔을 따뤄 주신다.



<예 이 맛을 알만합니더>

靑山 白雲아

할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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