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래나무 아래에서 ▒  


이름: 가래나무
2014/8/26(화)
서정시를 쓰기 힘든 시대 - 브레히트  

서정시를 쓰기 힘든 시대

브레히트

나도 안다. 행복한 자만이
사랑받고 있음을. 그의 음성은
듣기 좋고, 그의 얼굴은 잘생겼다.

마당의 구부러진 나무가
토질 나쁜 땅을 가리키고 있다. 그러나
지나가는 사람들은 으레 나무를
못생겼다 욕한다.

해협의 산뜻한 보트와 즐거운 돛단배들이
내게는 보이지 않는다. 내게는
어부들의 찢어진 어망만 보일 뿐이다.
왜 나는 자꾸
40대 소작인 아줌마가 허리를 꼬부리고 걸어가는 것만 이야기하는가?
처녀들의 젖가슴은
예나 이제나 따뜻한데.

나의 시에 운을 맞춘다면 그것은
내게 거의 오만처럼 생각된다.
꽃피는 사과나무에 대한 감동과
엉터리 페인트공*에 대한 경악이
내 가슴속에서 다투고 있다.
그러나 바로 두 번째 것이
나로 하여금 시를 쓰게 한다.


* 히틀러를 지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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