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래나무 아래에서 ▒  


이름: 가래나무
2014/6/2(월)
경계를 넘어 - 송경동  

경계를 넘어


송경동


나는 내 것이 아니다


오늘은 평택 쌀과 서산 육쪽마늘과

영동 포도와 중국산 두부와

칠레산 고등어를 먹었다



내 뼈와 살과 피와 내장과

상념도 실상 모두 이렇게

태어난 실뿌리가 다르다



그런 내가 한 가지 생각에만 집착한다는 것은

도의에 맞지 않는 일이다 이렇게만

바뀌어야 한다고 고집하는 것도

순리에 어긋나는 일이다



햇빛처럼 쟁쟁해졌다가

물안개처럼 서늘해졌다가

산간처럼 첩첩해졌다가

바다처럼 평원처럼 무한히 열리는

모든 생명이 내 안에 살아 있다



나만이 무엇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의아한 일이다 이것은 내 것이라고 움켜쥐는 일도

갸우뚱한 일이다 내 조국만이 잘되어야 한다는 일도

치사한 일이다 양파도 알고

대파도 알고 쪽파도 아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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