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래나무 아래에서 ▒  


이름: 가래나무
2014/5/5(월)
숨쉬기도 미안한 사월 - 함민복  

숨쉬기도 미안한 사월


함민복


배가 더 기울까봐 끝까지

솟아 오르는 쪽을 누르고 있으려

옷장에 매달려서도

움직이지 말라는 방송을 믿으며

나 혼자를 버리고

다 같이 살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갈등을 물리쳤을, 공포를 견디었을

바보같이 착한 생명들아! 이학년들아!



그대들 앞에

이런 어처구니 없음을 가능케 한

우리 모두는…

우리들의 시간은, 우리들의 세월은

침묵도, 반성도 부끄러운

죄다



쏟아져 들어 오는 깜깜한 물을 밀어냈을

가녀린 손가락들

나는 괜찮다고 바깥 세상을 안심시켜 주던

가족들 목소리가 여운으로 남은

핸드폰을 다급히 품고

물 속에서 마지막으로 불러 보았을

공기방울 글씨



엄마,

아빠,

사랑해!



아, 이 공기, 숨 쉬기도 미안한 사월




막각: 이 시를 쓴 함민복이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인터뷰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시인은 아이들이 마지막까지 붙잡고 있던 스마트폰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어젯밤엔가 손석희가 진행하는 뉴스에서, 소개해드릴 마지막 편지라고 하면서 한 학생이 "엄마 마안해, 아빠 미안해, 사랑해, 정말 사랑해!"라는 내용이 찍힌 문자메시를 전달하고 있었습니다. 죽음을 목전에 두고 한 어린 사람이 세상에 마지막에 남긴 말이 "사랑해, 정말 사랑해!"였습니다.
사랑이란 무엇일까? 죽음의 공포 앞에서도 꼭 해야 할 말, 사랑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 어린 것이 무슨 미안할 일을 그토록 많이 저질렀을까?
그 학생의 메시지는 사람은 어떤 존재일까? 생각하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 다른 편에서, 하루에 천만원을 벌어들이던 대법관 출신의 한 법조인은 사회기부라는 안 하던 짓을 하고 있습니다. 비열하고 간특한 자식이지요. 그 자식들은 자칭타칭 이 나라의 최고 엘리트라고 합니다.
경기-서울대법대-사시합격-대법관....의 이력을 가진 천박한 나라의 유치하고 졸렬한 엘리트들이지요. -[05/28-12:32:4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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