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명평화의 책들 :::

지은이: 밴더워스
출판사: 그물코
2004/4/6(화)
조회: 12466
연구소기획책>인디언 추장 연설문  

인디언추장연설문(Indian Oratory)
밴더워스 지음, 김문호 譯 / 그물코 / 414쪽 / 15,000원 / 2004

■ 왜 또다시 '인디언추장 연설문'인가?
이 책은 인디언추장 36명의 연설문 49편이 수록되어 있다.
한 집단의 연설문은 그 집단에 관련된 중대한 문제가 무엇이었는지, 그 집단이 어떤 가치관에 입각해 그 문제들에 접근했는지 보여준다. 인디언들이 새삼스럽게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는 까닭은 단지 사라진 족속에 대한 호기심의 차원을 넘어, 그들이 기품과 위엄을 구비했던 아름다운 족속이었으며, 그들의 자연관과 생활방식이 산업사회를 맞이한 인류 미래의 한 출구로서 모범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현존하는 대부분의 연설문들은 인디언들이 구전으로 간직해온 유산이다. 혹은 인디언들이 살았던 지역을 여행했던 초기 백인들 가운데 몇몇이 남긴 기록도 있었다. 이 책은 이렇게 흩어져 있는 보고서들과 희소한 자료들을 근거로 묶여진 10여권의 인디언연설문 전집 가운데 인디언들을 이해하기 위한 표본으로서 손색이 없는 가장 대표적인 연설문들만 뽑아 묶은 책이다. 전집 외에도 오클라호마 대학교의 역사학회와 인디언문서 보관부는 여러 자료와 사진을 제공했다. 이 책은 미국 전역에서 수집한 자료의 출처를 일일이 밝히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출처도 불분명할뿐더러 왜 이런 연설을 했는지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담지 않은 채, 단지 연설문만 번역해 소개함으로써 인디언에 대한 신비화와 왜곡에 기여한, 종전의 인디언추장 연설문과는 그 편집과 내용상에서 많은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이 책에 담긴 연설문들은 모두 실제로 행해졌던 연설문들이다.
한국 독서시장에 인디언추장 연설문의 백미만 추려진 권위 있는 연설집을 정확한 주변자료와 함께 소개하기는 이 책이 처음이다.
따라서 이 책에 소개된 인디언은 '상상 속의 인디언', 전후맥락이 빠짐으로써 실제 인디언의 모습과 동떨어진 상태에서 단지 문화상품으로서 '소비된 인디언'과 달리 실제 이 지구상에 엄존했던 '현실의 인디언'을 마치 당시 연설장에서 만난 것 같은 현장감을 갖고 만나게 하고 있다.

■책의 구성
한 추장의 연설문을 소개할 때마다 왼쪽에 추장의 사진과 추장이름, 출신부족, 생몰연도, 사진의 출처가 소개된다. 오른쪽에서 본문이 시작되면, 그 추장의 이력과 부족, 시대에 대한 간략한 소개가 이어진다. 연설문을 소개하기 전에 연설할 당시의 상황과 참석했던 사람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36명의 추장들의 49편의 연설문 외에 또한 이 책은 인디언연구가에게 매우 중요하게 평가받고 잇는 부록을 수록하고 있다. 네즈퍼스족의 조셉추장의 연설 전문이 그것으로서 이 연설문은 '노스 아메리칸리뷰'지에 '인디언 문제에 대한 인디언의 시각'이라는 제목으로 실렸다. 평화를 원했지만 전쟁을 할 수밖에 없었던 조셉추장은 과거를 회상하는 문학적 형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인디언 연설문이 탄생하게 된 배경
인디언들은 대지를 단순한 땅이 아니라, 행복한 삶을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주는 어머니 대지로 공경했다. 인디언들은 그 어떤 부족이나 개인이 단 한 뼘이라도 땅을 양도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백인들이 인디언 땅을 점령하기 시작했을 때, 인디언들은 백인들이 땅을 소유하거나 사고 파는 것, 백인들이 땅을 이용하고 남용하는 방식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인디언들을 즉각 백인들을 몰아내고 잃어버린 땅을 되찾기 위해 격렬한 싸움으로 돌입했다. 백인들과 인디언들 사이의 회담은 대부분 기본적으로 인디언들이 영토를 더 많이 포기하도록 만들겠다는 목적이었다. 백인들은 언제나 우호적인 감정으로 협상에 나오는 인디언들을 묵살하고 땅을 포기하도록 강요했다. 무력 싸움에서 인디언들은 소총과 연발 기관총 대포로 무장한 백인들에게 대적할 수 없었다. 멸족을 당할 위기에 처한 인디언들은 끝내 웅변을 무기로 삼게 되었다.
종족의 멸족을 막기 위해 회담장에 나선 인디언들은 매우 걸출한 인물들이었다. 인디언 추장들의 연설문은 바로 이런 배경으로 탄생하게 되었다.

■연설문의 내용
인디언들은 부족 회의가 열릴 때면 화톳불 주변에 둘러앉아 부족의 문제들을 결정했다. 부족 회의에서 연설하는 사람은 전쟁이나 회의에서 특출한 인물, 또는 그 두 가지 일 모두에서 특출한 인물들이었다. 그들은 또한 위엄과 능력을 지닌 사람들로서 구전전통에 잘 훈련받은 사람들이었다. 아테네 사람들 같으면 큰 명예로 생각했을 만한, 그들의 훌륭한 연설은 인디언들이 무지한 미개인이라고 말하는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일축하게 만든다. 연설들은 대부분 매우 유창하고 논리적이며, 대단한 설득력이 있었다. 위트와 풍자도 풍부했다.
기록으로 남아 있는 대부분의 연설들은 백인들간의 투쟁을 다루고 있다. 인디언 추장들은 백인들에 저항하라고 부족을 선동하거나, 백인들과 평화롭게 지내라고 설득하고 있다. 많은 연설들은 협상을 하고 조약을 체결하던 시기에 이루어진 것들이다. 그들은 매우 초인적인 기억력을 가지고 있었는데, 인디언들은 놀라운 기억력을 바탕으로 백인들이 준수하지 않은 조항들에 대해서 백인들에게 주의를 주기도 했다.
우주에 대한 자신들의 권리, 다시 말해 '위대한 정령'이 그들에게 준 모든 것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기도 했으며, 인디언들은 모든 과실과 동물, 즐거움과 고통,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고 어머니 대지의 품을 떠돌아다닐 수 있는 자유를 주장했다. 하지만, 이 생기 있는 인디언 연설들을 백인들은 대개 귓등으로 흘러버리곤 했다.

■인디언의 말, 말, 말
이제 거짓된 안정과 미망에서 깨어나십시오. 우리의 광대한 영토는 쏜살같이 우리의 손아귀에서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백인 침략자들은 해가 갈수록 더욱 탐욕스러집니다. 우리에게 더 많은 것을 강요하고, 우리를 더욱 더 억압하고 짓누릅니다. 백인들을 그들이 왔던 곳으로 몰아냅시다.(테쿰세가 함께 싸우자고 이웃 부족을 설득하며)
촉토우족과 치카소우족 형제들이여, 이것을 잊지 말라. 우리는 신성한 조약에 의해서 워싱턴에 있는 위대한 백인 아버지와 평화의 유대를 맺었으며, 따라서 위대한 정령은 약속을 어기는 자들에게 벌을 내리실 것이다.(푸쉬마타하가 테쿰세의 의견에 반대하고 백인들과 평화롭게 지내자고 호소하며)
검은옷이 너희에게 이 학교를 지어 주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는 기뻤단다. 너희들이 여기서 백인들처럼 읽기와 쓰기, 그리고 셈하는 법을 배울 수 있으니 얼마나 잘된 일이냐? 너희는 새로운 종교도, 백인들이 일하는 방식과, 물건을 만드는 방법도 배우고 있다. 너희는 이제 새로운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앉은황소가 보호 구역 안의 학교에서 어린아이들에게)
나는 이 지역에 있는 어떤 주술 오두막도(학교와 교회) 원하지 않습니다. 나는 우리 아이들이 나처럼 자라기를 원합니다.(사탄타가 메디신 로지 회담에서 백인들에게)

나를 자유인으로 내버려 두십시오. 여행할 자유, 머무를 자유, 일할 자유, 내가 선택하는 곳에서 거래할 자유, 나의 스승들을 선택할 자유, 나의 아버지들의 종교를 따를 자유, 나 스스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할 자유를 주십시오.(조셉 추장이 워싱턴의 백인 의원들 앞에서)
백인의 정신은 강하고 밝기만 하다. 아버지가 우리를 등지고, 백인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위대한 아버지의 화가 누그러지면, 얼굴을 우리 쪽으로 돌리실 것이다. 그 때 우리의 피부는 다시 하얗게 될 것이다.(와샤키 추장이 자기의 부족들에게)

그 동안 보아 온 인디언은 우리가 보고 싶은 대로 본 반쪽짜리 '지혜로운 인디언'이다. 그러나 인디언에게도 역사의 흐름에 따라, 각 부족의 상황에 따라 다양한 의견과 다양한 선택이 있었다는 건 너무도 당연한 사실이다.

*이 책의 출판으로 인하여 밝혀진 사실
2003년 류시화 저서로 김영사에서 펴낸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에는 이 책에 수록된 49편 연설문 중에서 13편이 중복된다. 이 책에는 모두 49편의 연설문이 담겨 있으며 매편의 연설자와 그 연설문이 수록된 출처가 밝혀져 있다. 류시화 저서의 김영사판 인디언추장연설문에 동시 수록된 13편은 그러므로, '류시화'씨가 저자가 아니라는 것이 이 책으로 인해 밝혀진 셈이다.

■엮은이와 옮긴이 소개
엮은이 W.C. 밴더워스는 미국의 유명한 인디언 연구가이다. 이 책을 엮은 뒤 독자에게 밝힌 '감사의 글'에서 밴더워스는 "나는 이 책에 수록된 자료를 널리 찾으면서 수많은 자료를 읽고 또 읽었다. 나는 이 연설문들을 가능한 한 가장 오래된 원래의 것을 찾아내기 위해서 모든 노력을 기울였으며, 그렇게 하여 그 연설들이 직접 행해지고, 또 다시 전해져서 이야기되는 과정에서 첨가되거나 삭제된 내용을 줄이려고 노력했다. 자료를 사용하도록 허락해준 출판사들과 저자들에게 감사드린다. 나는 '연설문의 출처'에 연설가, 저자, 그리고 여기 선정하여 수록한 원래의 저작의 출판자를 밝혔다"라고 말하고 있다.

옮긴이 김문호는 감리교신학대학을 졸업하고 사진가 겸 번역가로 활동하면서 주로 인문학 분야의 책을 우리말로 옮기고 있다. 그간의 역서로는 『우리의 우물에서 생수를 마시련다』, 『성숙에 이르는 명상』, 『바보들, 순교자들, 반역자들』, 『설탕과 권력』, 『신의 전기』, 『비노바 바베』, 『천상의 노래』, 『평화의 미래』, 『관』 등이 있다.

*그물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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