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고인환 외
출판사: 경희대 출판문화원
2019/5/13(월)
조회: 20
키워드로 읽는 아프리카 소설 2  


키워드로 읽는 아프리카 소설 2
고인환 외 / 경희대 출판문화원 / 256쪽 / 15,000원 / 2019년.

아동.여성.인종.고발.이야기
다섯 가지 키워드로 읽는 아프리카 소설

세계문학에서 지구적 세계문학으로

‘세계문학’은 오랫동안 지독한 편견에 젖어 있었다. 서구문명에 편향된 ‘서구중심주의’(또는 유럽중심주의) 틀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서구중심주의는 유럽인이 비유럽인의 문화를 경멸하고 무시하는 것으로 시작했으나 점점 비유럽인 스스로 유럽을 닮아가려 하는 모습으로 변해 갔다.

‘세계문학’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괴테가 히브리문학, 아랍문학 등을 섭렵한 후 마지막으로 중국문학을 접하고 나서야 비로소 ‘세계문학’이라는 말을 사용한 것을 생각하면 오늘날 우리가 떠올리는 ‘세계문학’이 얼마나 편협한 것인지 짐작할 수 있다.

‘아프리카’의 소설을 읽는 것은 서구중심주의에 입각해 구성되었던 세계문학의 틀을 해체하고 지구적 세계문학으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이다. 서구가 주도해온 담론을 비판하면서 빠지기 쉬운 모순은 서구와 비서구를 대립적인 관계로 규정하는 것이다. 비서구 문학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과정이 지금 무엇보다 절실하다.

서구에도 아프리카에도 속하지 않는 한국의 연구자들이 아프리카 소설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공감으로 따뜻한 연대의 손길을 내밀었다. 응구기 와 티옹오의 《울지 마, 아이야》부터 주제 에두아르두 아구아루사의 《기억을 파는 남자》에 이르기까지 아프리카의 현실을 엿볼 수 있는 소설들을 엄선해 함께 읽는다. 이 책 《키워드로 읽는 아프리카 소설2》에서는 다섯 개의 키워드로 (아동, 여성, 인종, 고발, 이야기) 16편의 아프리카 소설을 다룬다. 작품에 대한 심도 있는 비평과 함께 작품 소개와 작가 소개도 담았다.

현실보다 더 생생한 아프리카의 이야기를 전한다

《키워드로 읽는 아프리카 소설2》는 먼저 성장소설을 분석해 아프리카의 역사를 읽는다. ‘응구기 와 티옹오의 《울지 마, 아이야》(김경훈)’는 식민지 시대 아프리카의 희망과 좌절을 한 소년의 성장사를 통해 드러낸다. ‘나디파 모하메드의 《모래바람을 걷는 소년》(추선진)’은 소말리아 소년이 성인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다. 작가는 성장소설의 형식을 빌려 소말리아인이 처한 상황을 제시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한다. ‘노바이올렛 불라와요의 《우리에겐 새 이름이 필요해》(한송이)’는 작가의 자전적 성장소설로, 어린 소녀가 조국 짐바브웨에서 겪은 가난과 폭력, 이주한 미국에서 겪은 소외와 냉대를 생생하게 그린다.

아프리카에서 여성의 목소리를 듣는 것은 중요하다. 억압된 삶을 살아온 아프리카 여성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변화를 꿈꾸기 시작한다. ‘타예브 살리흐의 《북으로 가는 이주의 계절》(이석호)’은 주인공 무스타파(철새)가 이주의 방향을 ‘북(유럽)’으로만 고정해 치르게 되는 애달픈 퇴화의 자화상을 그리고 있다. ‘북’으로의 이주가 모든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라 비극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음을 강력하게 암시한다. ‘베시 헤드의 《비구름이 모일 때》(이정선)’는 정치적인 이유로 남아공을 떠난 주인공이 보츠와나에

정착해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다. 작품이 그리는 마을은 사랑과 희망이 가득한 곳이다. ‘샤무엘 시몽(편)의 《아랍 여성 단편소설선》(이소정)’은 ‘아랍’이라는 문화와 ‘여성’이라는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그들이 받는 차별과 우리가 인식해야 하는 차이를 그들의 목소리로 전달한다.

아프리카 사회에서 인종은 여전히 차별의 문제를 담고 있다. ‘페르디낭 오요노의 《늙은 흑인과 훈장》(추선진)’은 카메룬의 슬픈 역사와 현실, 원주민을 차별하는 백인에 대한 분노를 담아내면서 동시에 서구화에 떠밀려 포기되어서는 안 되는 전통적인 원주민의 삶의 방식을 그려낸다. ‘존 쿳시의 《추락》(김원경)’은 아파르트헤이트 이후의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재현하며, 식민주의 역사에서 가려졌던 타자의 아픔을 수면 위로 끌어 올린다. ‘품라 고보도 마디키젤라의 《그날 밤 한 인간이 죽었다》/에드윈 캐머런의 《헌법의 약속》(차선일)’은 아프리카 토착 사회가 서구의 제국주의 행정부와 기독교 세력을 만나 어떤 변화를 겪는지 살펴본다. 두 작품은 진실과 정의를 요구하는 험난한 여정을 통과한 남아공 사회의 내면을 보여준다.

아프리카에는 그곳의 삶을 훼손시키는 외부세력이 여전히 존재한다. ‘존 쿳시의 《어둠의 땅》(고인환)’은 베트남 전쟁에 관한 이야기와 네덜란드계 백인이 아프리카 원주민을 식민화하는 일화를 담고 있다. 작가는 서로 다른 시대의 이야기를 병치함으로써 식민주의의 본질을 탐색한다. ‘치누아 아체베의 《신의 화살》(이규진)’은 나이지리아가 근대화하기 이전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린다. 이미 아프리카에 깊숙이 침투해버린 백인. 아프리카에 남은 사람은 어떤 전통을 살려야 할까. 아체베는 소설을 통해 이러한 과제를 독자에게 던진다. ‘누르딘 파라의 《해적떼들》(고인환)’은 소말리아의 현실을 생생하게 담아내며 소말리아의 속살 즉, 내면적 진실을 포착한다.

아프리카 소설은 아프리카의 현실을 생생하게 그리는 데 그치지 않고 현실을 타개하고 변화시키고자 한다. 그 힘이 바로 ‘이야기’ 속에 있다. ‘응구기 와 티옹오의 《십자가 위의 악마》(김학중)’는 여전히 유효한 문제를 제기한다. 다국적 자본과 결탁한 국내 자본, 청년 실업을 방조하고 노동자의 생존을 위협하는 다양한 법적 장치, 그와 결탁한 국가 권력과 사법권력, 그리고 리더 역할을 하지 않으면서 사회 리더라고 말하는 이들. 이 복잡한 결탁 관계를 그려내면서 응구기는 은폐된 진실이 무엇인지 사고하기를 요청한다. ‘아시아 제바르의 《사랑, 판타지아》(황금하)’는 분열되거나 혹은 유폐된 아랍여성의 삶을 이야기한다. 배제되거나 잊힌 ‘말’과 ‘기록’의 복원은 알제리와 이슬람 여성을 위한 변화의 시작이다. ‘자케스 음다의 《곡쟁이 톨로키》(정재훈)’는 톨로키와 노리아의 삶을 통해 추구해야 할 인간다운 가치와 새로운 공동체를 모색한다. ‘주제 에두아르두 아구아루사의 《기억을 파는 남자》(이효선)’는 꿈과 현실, 과거와 현재가 얽혀 있다. 이 소설은 참이고 진실이고 진리라 확신한 그 너머의 것을 알기 위해 조금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그 시간을 견디기 위해서는 오늘도 여전히 기록되어야 한다는 것 등 여러 가지 본연의 문제를 생각하게 한다.

이 책은 2016년 출간한 《키워드로 읽는 아프리카 소설》의 두 번째 책이다. 경희대학교 범아프리카문화연구센터에서 아프리카 문학에 대한 다양한 연구 성과를 축적한 연구자들이 모여 책을 발간했다. 문학 연구 이외에도 매년 아프리카 작가를 초청하는 자리인 아시아-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 (AALA)국제문학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아프리카 출신 작가들의 정체성은 모호합니다. 그들은 조국을 떠나 서구의 여러 나라들과 아프리카를 떠돌며 문화적 혼종성을 체현하고 있는 경계인들입니다. 아프리카 작가들은 제국의 언어로 생산된 자신들의 작품이 아프리카 독자들을 일차적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프리카 민중을 위해 글을 쓰고 있다는 소명의식 또한 잊지 않고 있습니다. 이들은 지배자의 언어와 아프리카 민중들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며 정체성을 증명해야 하는 모순적이고 역설적인 운명을 지녔습니다.
서구에도 아프리카에도 속하지 않는 한국의 독자들이 이들의 문제에 공감하고 따뜻한 연대의 손길을 내미는 것은 서구중심주의 담론을 넘어 비서구 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첫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고인환
경희대 국문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2001년 <중앙일보> 신인문학상 평론부분을 통해 등단하였다. 한국문학평론가협회에서 수여하는 제7회 젊은평론가상(2006)을 받았다. 제8회 김달진문학상 젊은평론가상(2014)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저서로 『결핍, 글쓰기의 기원』(2003), 『말의 매혹: 일상의 빛을 찾다』(2005), 『공감과 곤혹 사이』(2007), 『한국 근대문학의 주름』(2009), 『정공법의 문학』(2014), 『문학, 경계를 넘다』(2015), 『문학의 숨결』(2016) 등이 있다.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로 재직하면서 구미 중심의 담론을 벗어나는 학문적 풍토를 마련하기 위해 아시아·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 등 비서구 세계의 문화 담론을 공부하고 있다. 2015년 2월 말 ‘경희대학교 범-아프리카문화연구센터’를 개소하여 센터장을 맡아 비서구 세계의 소통과 연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7년 남아공 케이프타운 대학 아프리카연구센터의 초청으로 한 해를 방문교수로 지내며 연구했다.

이석호
카이스트 교수이며 아프리카문화연구소장이다.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영문학으로 첫 번째 박사 학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대학교에서 아프리카 문학으로 두 번째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인천AALA문학 포럼의 프로젝트 매니저를 맡고 있다.

이정선
서울에서 출생했다. 필자는 작가 ‘최인훈’에 많은 관심을 두고 문학연구를 시작했으며, 그에 따라 「최인훈 소설 연구: 내용과 형식의 상관관계를 중심으로」(1999)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박사과정에서는 디아스포라 문학을 연구하는 데 심혈을 기울인바, 「중앙아시아 고려인 소설 연구」(2012)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에도 디아스포라와 관련해서 지속적인 연구 활동으로 의미있는 결과들을 내놓고 있으며, 현재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강사로 재직하고 있다.

차선일
경희대학교 강사, 문학박사(현대소설), 저서로 『한국소설의 추리기법』(공저), 『키워드로 읽는 아프리카소설』(공저) 등 지음.

추선진

이효선

김학중

김원경

정재훈

한송이 외

* 경희대 출판문화원 제공.




  이름   메일   관리자권한임
  내용 입력창 크게
  자동등록방지 60.04 를 숫자부분만 입력해 주세요
                    답변/관련 쓰기 폼메일 발송 수정/삭제     이전글 다음글         창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