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명평화의 책들 :::

지은이: 정다운
출판사: 너머학교
2019/1/21(월)
조회: 250
나는 곰팡이다  


나는 곰팡이다
정다운 / 너머학교 / 160쪽 / 16,000원 / 2019년.

곰팡이는 이상하지만 맛있는 매력의 소유자

『나는 곰팡이다』는 생물이란 무엇이며 동물과 식물의 차이는 무엇일까 물으며 시작한다. 세포로 이루어져 있고 대사 활동을 하며 환경에 적절하게 맞추어 생존과 번식을 하는 존재가 바로 생물이며, 동물처럼 움직이지는 못하지만 식물처럼 스스로 영양분을 만들지는 못하는 곰팡이는 식물도 동물도 아닌 균계에 속하는 생물이라고 명쾌하게 정의하면서 시작한다. 곰팡이 아스퍼질러스 니둘란스를 화자로 삼아 가족, 친척, 친구, 먼 친구 등등 직관적으로 이해되는 비유를 동원하며 모두 150만여 종에 달하는 방대한 곰팡이의 세계로 경쾌하고 유머러스하게 독자들을 이끈다.

마지막으로 거의 어울리지 않지만 인사는 하고 지내는 친구들인 병꼴균류가 있다. 나는 이 친구들이 좀 부럽다. 왜냐 하면 이 친구들은 대부분의 곰팡이와 달리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병꼴균류는 유주포자낭이라는 기관에서 유주포자를 만드는데, 이 포자에 편모라는 운동기관이 발달해 있어 움직일 수 있다.(25~26쪽)

화자 아스퍼질러스는 곰팡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버섯일 것이고, 맛있다는 매력이 가장 자랑할 만하다고 말한다. 그런데 곰팡이가 인간의 음식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발효’를 돕는다는 것이라고 한다. 된장, 간장, 고추장을 만드는 메주의 발효, 치즈 종류, 빵을 부풀게 하는 효모, 맥주와 와인 등 알코올 발효에도 곰팡이의 활약이 없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음식에 이렇게 많이 쓰이는지 새삼 놀라는 순간 먹물을 뚝뚝 떨구는 먹물버섯, 환각을 일으키는 실로사이빈 버섯, 야광 버섯 등 흥미로운 상상력을 발휘하게 하는 버섯과 곰팡이의 야릇한 면모를 소개해 준다. 이런 면모들을 읽다 보면 곰팡이에 대한 선입견이 서서히 바뀌게 될 것이다.

어떤 곰팡이들은 위험하지만 어떤 곰팡이들은 치료한다

하지만 생명체에 곰팡이가 피는 것은 보기에만 안 좋은 것이 아니라 그 대상 생명체의 건강이나 면역 여부 등에 따라 꽤나 위험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화자 곰팡이가 위험한 곰팡이를 만나 나눈 가상의 인터뷰라는 독특한 시도로 흥미진진하게 전해 준다.
우리가 흔히 곰팡이로 인한 병으로 떠올리는 무좀이나 피부병, 염증 등은 조금 불편한 정도이다. 하지만 중세 브뤼헐의 「구걸하는 사람들」 그림에 나오는 장애를 입은 사람들이 맥각이라는 곰팡이독소 중독 때문임을 알게 되면 곰팡이가 위험하다는 말이 실감날 것이다. 현대에 전신 감염, 고열 등을 일으켜 때로 죽음까지 이르게 하는 계곡열의 원인이 콕시디오이드 이미티스 등인데, 이처럼 위험한 감염은 제법 많이 일어난다. 곰팡이는 특히 벼, 포도, 바나나, 감자 등 식물에 큰 피해를 일으킨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나라 70년대까지 곰팡이인 벼도열균이 일으키는 벼도열병 예방이 국가적인 일이 될 정도로 위협적이었다고 한다. 또 푸사리움 옥시스포룸이라는 곰팡이는 바나나의 한 종인 ‘그로 미셸’을 완전히 멸종시키기도 했다. 이 사례는 사람들이 효율성을 위해 한 종만을 재배했기 때문에 감염이 이토록 치명적이었다며 유전적 다양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환기시켜 준다. 또 무엇보다 곰팡이는 생명체가 건강하기만 하다면 치명적이지 않은 경우가 훨씬 더 많다는 것은 평소 우리를 둘러싼 환경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해 준다.

‘다중이용시설 등의 실내 공기질 관리법’ 에 따라, 의료 기관, 요양원, 어린이집, 도서관, 백화점, 지하철역 등에 사는 우리에 대한 조사가 있었 다. 그 결과 지난 10년간 대한민국의 다중이용시설에서의 실내 곰팡이 농도는 세계보건기구 기준을 만족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 우리에 의한 실내 대기오염은 점점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121쪽)

이렇게 위험한 측면 때문에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 사실 곰팡이는 치료제나 약으로 활용되어 왔다. 과학책에 빠지지 않고 나오는 알렉산더 플레밍의 페니실린 발명 이야기는 다시 들어도 흥미진진하다. 실험실에서 뚜껑을 덮지 않아 페니실리움 곰팡이가 실험 접시에 앉았고 그 주변에는 세균이 살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된 플레밍이 항생제 페니실린을 발견하게 되었던 것이다. 과학자들은 다양한 환경의 곰팡이를 채집하여 연구한 결과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고지혈증 치료제, 장기이식 환자를 위한 면역억제제 등을 만들어 내었다. 곰팡이의 다양한 속성들이 사람들과 동식물에게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이다.

모델이 되는 곰팡이들과 곰팡이 박사의 탐구
『나는 곰팡이다』를 읽다 보면 저자인 정다운 선생님을 비롯한 곰팡이 생물학 박사들이 하는 다양하고 흥미로운 연구의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다. 바로 곰팡이의 모델 생물로서의 특성 덕분이다. 화자인 아스퍼질러스가 ‘곰팡이 박사에 대한 의리로’ 실험실에 대해 들려주는 이야기는 생물학 실험의 기초 개념과 지식, 또 실제 실험 방법을 흥미롭게 알려 준다.
곰팡이는 여러 생명 현상 연구의 모델 생물이다. 모델 생물이란 그 생물의 특성, 질병, 현상 등을 연구하기 위해 간접적으로 이용되는 생물로, 작은 크기, 대상 생물과 생물학적으로 유사, 짧은 세대, 실험실 환경에도 기르고 관리하기 쉬워야 하는 등의 조건이 필요하다고 한다. 다른 곰팡이를 연구하기 위한 모델 역할도 하지만 효모가 알츠하이머 질병 연구의 모델이며 맥주를 만드는 분열효모는 세포주기 연구 분야에서 모델 생물이라는 것은 흥미롭다. 이들 연구를 통해 노벨상을 받은 경우도 여럿이다.

붉은빵곰팡이인 뉴로스포라 크라사를 이용하여 ‘하나의 유전자, 하나의 효소’ 이론을 세운 동로로 1985년 노벨상을 수상하였습니다. 비들과 테이텀은 뉴로스포라 크라사의 유전자를 변형시켜 돌연변이를 만들고, 이 돌연변이들의 대사 작용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관찰하였습니다. … 이 연구는 분자생물학의 중요한 토대가 되었습니다. (152쪽)

『나는 곰팡이다』 본문에는 저자 정다운 박사가 직접 찍은 신비로운 형태와 색의 포자 및 발아체 사진과 희귀한 버섯과 동물 사진, 이해를 돕는 삽화 등 볼거리가 풍부하다. 본문과 별도로 ‘곰 박사의 연구 노트’ 코너를 만들어 독자들이 곰팡이를 직접 탐구해 볼 수 있는 다양한 활동과 방사능 표지 생물로서의 역할, 과학자들의 최신 연구 성과 등등 한 걸음 더 들어간 정보들을 담았다.

저 : 정다운
이화여자대학교와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서 환경공학을 공부하고 위스콘신-매디슨 대학교와 텍사스 에이앤엠 대학교에서 곰팡이 생물학을 공부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충남 서천에 있는 국립해양생물자원관에서 바다곰팡이를 연구하고 있다.

* 너머학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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