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폴 콜린보
출판사: 에코리브르
2018/11/26(월)
조회: 27
왜 크고 사나운 동물은 희귀한가  


왜 크고 사나운 동물은 희귀한가
폴 콜린보 / 김홍옥 옮김 / 에코리브르 / 336쪽 / 18,000원 / 2018년.

생태학의 고전이자 기본서
크고 사나운 동물이 희귀한 까닭은?

“투쟁이 아니라 평화로운 공존이 우리가 살아가는 다윈적 세계의 규칙이다. 완벽하게 주조된 다윈적 종의 개체는 대부분의 시간을 이웃한 다른 종들과의 경쟁이 없는 분화한 삶을 살아가도록 프로그램화되어 있다. 자연선택은 오로지 다른 종의 생태적 지위를 넘보는 일탈적인 공격자에게만 가혹하다. 자연선택이 이끄는 진화의 결과인 종들 간의 평화로운 공존은 우리를 둘러싼 위대한 생태계의 작용에서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한 부분이다. 또한 그것은 분명 생물학의 교훈들 가운데 우리에게 가장 힘이 되는 교훈일 것이다.”

“우리는 지구라는 공간에서 다양한 식물과 동물과 함께 살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 인간이 생물다양성을 파괴하며 살고 있는 유일한 동물인 것 같다. 얼마나 인간들이 지구를 황폐하게 만들었는지는 이제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러한 사실을 먼저 언급하는 이유는 생태학적 측면에서 규칙을 최초로 깨트린 것이 인간이라고 말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런데 저자는 이 책 서두에서 생태학이라는 학문의 특성을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저자는 “우리는 지구상에서 살아가는 생명체 무리를 어김없이 정확하게 작동하는 일련의 기계처럼 바라볼 것이다”고 말하면서 모든 생명체는 태양에 힘입어 살아감을 밝힌다. 다시 말해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생명체를 이루는 원료를 순환시키는 시스템을 말한다. 이를 위해 생태학자들은 ‘생태계’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첫째로 생태계라는 기계는 그것을 가동시키는 부품의 수가 어리둥절할 정도로 많다. 이는 바로 생명체의 다양성을 의미한다. 이런 다양성은 생명체가 살아가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든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과학적으로 규명된 식물은 10만 종에 달하며, 곤충은 100만 종을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조류는 8000여 종이다. 그다음 특징은 개체 수의 항상성이다. 모든 천연 야생동식물은 가능하면 빠르게 번식하지만, 그럼에도 그 수는 크게 달라지지 않으며, 살아 있는 종의 수도 일정하고, 흔한 종은 계속 흔하고 희귀한 종은 계속 희귀한 채로 유지된다. 어째서 그럴까? 동물과 식물이 각각 처한 환경 속에서 자신들의 생활양식에 아름답게 적응한 존재로 서서히 변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은 그만큼 자연 생태계가 많은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고 안정적이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이것이 바로 생태계의 세 번째 사실이다.

그런데 이러한 모든 생태계의 특징은 자연선택 과정의 산물이다. 상이한 종들은 적합하지 않은 것은 파괴하고 적합한 것은 살아남기는 식의 무심한 선택적 힘에 의해 끊임없이 영향을 받는다. 그러면서 생태학자들은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한다. “왜 어떤 동물은 흔하고 어떤 동물은 희귀한지, 왜 어떤 생명체는 다른 것보다 덩치가 큰지, 왜 그들의 수는 해가 가도 일정하게 유지되는지, 그리고 어떻게 그들이 생명을 제공해주는 태양에너지를 공유하는지”와 같은 질문들 말이다. 앞에서 언급했지만 개체의 다양성과 항상성에 다시 주목해보자.

곤충은 그 수가 아주 많고, 조류는 8000종에 불과하다. 이는 숲에서나 바다에서나 작은 존재들은 지천으로 흔하며, 그보다 더 큰 존재들은 단속적으로 크기가 커지고 또 그에 비례하는 정도로 수가 줄어든다는 뜻이다. 이러한 현상은 동물 가운데 가장 크고 희귀한 존재에 이르기까지 줄곧 이어진다. 크기가 큰 동물은 상대적으로 더 드물다. 물론 크기가 어중간간 동물도 더러 있긴 하지만 많지 않다.

크기가 뚜렷하게 구분되는 현상은 먹고 먹히는 역학에서 비롯된다. 먹이사슬을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갈 때마다 동물의 크기는 10배가량 커진다. 생명체의 크기가 이렇듯 몇 개의 범주로 뚜렷하게 구획되는 것은 생명체들이 제 먹잇감보다 훨씬 더 크게끔 진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일반적인 원칙에서 벗어나는 예외가 꽤 많지만 그것들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늑대, 사자, 내부 기생충, 코끼리, 수염고래 따위가 그렇다.

먹이사슬은 아래로 작용한다. 육식동물이 능란하게 먹이를 잡아먹을 수 있는 크기로 진화하듯이, 초식동물은 육식동물을 피하기에 좋은 크기로 진화한다. 누군가의 입에 딱 들어맞지 않는 크기가 되는 것은 제 먹이 크기에 딱 들어맞는 입을 가지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따라서 먹이사슬이 초원이나 숲의 식물들로 시작한다 하더라도 자연선택은 크기계급을 보존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자기보다 더 큰 동물을 사냥하는 경우에는 어떻게 할까? ‘무리 짓기’라는 기술을 개발했다. 늑대나 사자가 그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왜 크기가 큰 동물은 희귀한가? 그들은 그냥 희귀한 게 아니라 몹시 희귀하다. 이 사실을 확인하려면 그저 청어와 상어, 벌레들과 새들의 크기를 비교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크기가 한 단계 도약할 때마다 개체 수는 훨씬 더 큰 폭으로 줄어든다. 그렇다면 크기가 큰 동물이 희귀한 까닭은? 생태학자들은 사용 가능한 동물 살의 양, ‘생체량’을 들고 나온다. 그것은 잠재적 에너지를 의미하며 에너지는 칼로리로 측정된다. 크고 사나운 동물이 희귀한 까닭은 바로 먹이를 열량으로 사용하는 데 있다. 그런데 살은 열량이기도 하지만 연료이기도 하다. 동물은 살아가기 위해 끊임없이 연료를 연소해야 한다. 다시 말해 동물은 자신의 살을 소비하며 더 많은 먹이를 섭취해 잃어버린 물질을 대체하고 그런 다음 다시 그 대부분을 연소한다. 동물 피라미드가 의존하는 식물은 끊임없이 새로 연료를 제공한다. 피라미드 상위에 놓인 모든 단계에서 동물은 제 아래 단계로부터 빼앗은 먹이(연료)로 어떻게든 연명해야 한다. 하지만 이들은 아래 단계 동물이 소비하지 않고 남겨둔 것의 일부만 취할 수 있으며, 위 단계 동물은 그 작은 양을 가지고 몸을 만들 뿐 아니라 살아가기 위해 사용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그들의 수가 아래 단계 동물 수의 극히 일부에 불과한 까닭이며, 왜 그들이 그토록 희귀한지 말해주는 이유이다.

크고 사나운 동물이 희귀한 까닭을 생명체의 효율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초록 식물도 저마다의 생태적 지위에 따라 이용 가능한 생태적 공간을 저희끼리 공유한다. 이들 초록 식물은 연료를 만들기 위해 얼마간의 태양에너지를 받아들인다. 연료의 일부는 자기네가 사용하고 일부는 동물이 취하며 상당 부분은 그냥 썩어간다. 이처럼 생태계는 에너지 소비자들로 이루어진 복합적 공동체이며, 이들은 너나없이 그 공동체에서 최선을 다하고 가능한 한 많은 것을 얻어내고자 한다. 이 모든 개체의 노력이 어우러진 결과가 바로 우리가 경이로운 눈길로 바라보는 자연의 자기영속적 메커니즘이다. 이 메커니즘은 훌륭하고 오래 지속될 게 틀림없다. 그렇다면 이것이 효율적이기까지 할까?

그런데 비옥하고 생산성 좋은 곳에서 자란 작물조차 그들이 태양에너지로부터 얻은 총 에너지의 4퍼센트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렇게 효율이 낮은 것은 대기 중에 존재하는 이산화탄소 양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즉 지상에 살아가는 상이한 동식물 종의 수는 대기 중에 존재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에 좌우되고, 따라서 이산화탄소가 식물 생산의 정도를 규정하며 그에 따라 모든 동물의 먹이 공급을 최종적으로 규정한다. 만약 지구 표면에 이산화탄소가 좀더 많아지면 아마도 식물은 더욱 많은 식량을 제공할 테고 동물에게 주어지는 기회도 좀더 늘어날 것이다(4장을 참조). 식물이 태양에너지를 통해 얻는 것이 단지 4퍼센트라면 먹이사슬 피라미드에서 최상위를 차지하는 크고 사나운 동물의 수가 많을 수가 없다.

물론 크고 사나운 동물이 초식동물이나 곤충보다 그 수가 더 적은 이유는 앞의 설명 외에도 토양과 거기에 함유된 영양물질, 기후, 먹이동물의 이용 가능성, 인간이 야생동물의 서식지에 미치는 영향, 유전적 특질, 지각 변동 등에 좌우된다. 이런 요소들이 우리가 전 세계의 생태계에서 관찰하는 패턴들을 창출하는 데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려면 이 책을 읽어보아야 한다.

이 책이 기본적으로 담고 있는 내용들

지금까지 설명으로는 이 책이 단순히 한 가지 주제를 다루는 책이라고 오해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저명한 생태학자가 쓴 생태학 교과서로서 고전으로 자리매김한 저작이다. 1978년 처음 책이 나왔고, 2018년에 40주년을 기념해 재출간되었다. 저자는 이미 40년 전에 오늘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을 예견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탄소순환, 식물 군집의 천이, 종 분화와 멸종, 종의 생태적 지위, 생물 다양성, 포식, 먹이사슬에서의 영양물질 흐름 등 자연의 익숙한 패턴들을 살펴보는 데서 출발한다. 그 후에 그 패턴들에서 벗어나는 예외들을 제시하고, 좀더 알맞은 설명방식을 내놓는다. 예를 들어 자연을 일종의 경제 시스템에 빗대어 언급하고, 경쟁이라는 논리의 오류를 지적한다. 또한 울새나 개미, 풀 같은 종들이 자신의 생태적 지위를 차지함으로써, 시기가 어긋나게끔 진화함으로써, 먹이가 충분하고 교미 상대를 찾아 건강한 새끼를 만들어낼 수만 있다면 그저 서로에게 관용을 베풂으로써 평화롭게 공존한다는 사실을 실제로 증명해 보인다.

우리가 이 책을 읽으면서 놀라는 점은 왜/어떻게 대기권과 해양에 지구의 탄소가 격리 보관되는지, 그리고 탄소순환의 균형에 관해 설명한 다음, 인간이 탄소순환에 미치는 영향력을 언급했다는 것이다. 지구 온난화에 관한 분명한 신호를 감지하기 전에 이산화탄소가 꾸준히 증가할 거라고, 그리고 그 현상이 지구 생명 시스템에 얼마간의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측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다음과 같이 언급하면서 책을 마무리한다., 현재 인류가 느끼고 있듯이 다소 우울한 전망으로.

“자연선택이 새로운 생존방식을 모색하는 역할을 떠안았을 때는 지상에 살아가는 생명체들 간에 미약하게나마 늘 평화로운 공존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급기야 한 동물종(인간종)은 제 마음대로 계속 새로운 생태적 지위를 차지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늘 다른 종들의 생태적 지위를 제 것에 더하고 자연선택이 모든 종에게 부과한 정해진 생태적 지위라는 고릿적 제약을 벗어던지면서 말이다. 하지만 이 동물종도 가능한 한 가장 많은 자녀를 낳아 키워야 한다는 자연선택의 가르침은 계속 따랐다. 이 새로운 동물종의 활동은 불가피하게 거의 다른 모든 종들의 이익을 위협하고 있다. 좀더 많은 새끼를 얻기 위해 평화로운 공존을 팽개치고 적극적인 경쟁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이 종이 이런 새로운 생활방식을 전개해온 것은 고작 9000년 동안에 지나지 않는다.”

저 : 폴 콜린보 Paul Colinvaux
영국 런던에서 태어나 UCS(University College School)를 졸업했으며,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영국 포병대 장교로 독일에 주둔했다. 전역한 뒤 케임브리지 대학교를 졸업하고 캐나다를 거쳐 미국으로 이주했다. 듀크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예일 대학교에서 박사후연구원을 지냈다. 1964~1990년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동식물학 교수로 재직했다. 이후 파나마의 스미소니언 열대연구소(Smithsonian Tropical Research Institute)와 매사추세츠주 우즈홀의 해양생물연구소에서 연구했다. 지은 책으로 『아마존 탐험(Amazon expeditions: my quest for the ice-age equator)』 『생태학(Ecology)』 『국가의 운명(The Fates of Nations: A Biological Theory of History)』 『생태학개론(Introduction to ecology)』 등이 있다.

역 : 김홍옥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소비자아동학과와 같은 대학 교육학과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광양제철고등학교 교사를 거쳐, 우리교육·삼인 출판사 등에서 근무했다. 옮긴 책으로 『바다의 늑대』 『잃어버린 숲』 『바다의 가장자리』 『우리를 둘러싼 바다』 『지구 한계의 경계에서』 『경이로운 반딧불이의 세계』 『곤충의 통찰력: 해충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들』 『인류는 어떻게 기후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가』 『화폐의 신: 누가, 어떻게, 세계를 움직이는가』 『아나키즘: 이론에서 실천까지』 『경제성장과 환경 보존, 둘 다 가능할 수는 없는가』 『우리의 지구, 얼마나 더 버틸 수 있는가』 『교사 역할 훈련』 등이 있다.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 에코리브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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