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명평화의 책들 :::

지은이: 모리야마 아미
출판사: 상추쌈
2018/9/10(월)
조회: 127
꿀벌과 시작한 열일곱  


꿀벌과 시작한 열일곱
모리야마 아미 / 정영희 옮김 / 쌍추쌈 / 280쪽 / 15,000원 / 2018년.

경북 의성에 컬링부가 있다면
일본 나가노에는 양봉부가 있다!

“고등학교에서 뭘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일본의 고등학생들도 우리 아이들과 비슷한 질문을 한다. 치하루도 그런 여고생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하고 싶은 일은 책상 앞에 붙어 있다고 찾아지는 게 아니야.” 하고 말하는 한 선생님을 따라, 학교 밖으로 나가게 된다. 자연과 마을은 학교에서 배우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들을 가르쳐 준 또 하나의 교실이었다. 2학년 여름방학, 가까운 양봉 농가로 일자리 체험을 다녀온 뒤로 그 여고생은 "학교에서 꿀벌을 키워 보자."며 양봉 동아리를 만든다. 그렇게 산골 고등학생 몇몇이 모여, 학교 뒤뜰에 벌통을 놓고 꿀벌을 치며, 벌꿀을 따기 시작했다.

하루하루, 아이들은 벌을 만나며, 조금씩 배우고 자란다. 꿀벌에서 가지 쳐 나간 여러 일들도 마음을 다해 해 나간다. 배움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찾아’ 나서는 아이들. 꿀벌과 함께 길 찾기를 시작한 열일곱 살 아이들의 놀라운 변화가, 시나리오 작가 모리야마 아미의 야무진 글솜씨를 빌려 마치 독자들의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처럼 생생하고 풍성하게 펼쳐진다.

이불 속에 파묻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 수 있는 읽을거리를 찾는 이에게도, 아이들의 성장기나 학원물이라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독자에게도, 아이들 스스로 길을 열 수 있게 도울 수 있는 교육을 고민하는 부모나 교사에게도, ‘하고 싶은 일 따위 보이지 않아!’ 하고 막막해하는 청소년들에게도,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무엇보다 자유학기제, 창체 동아리, 특기적성 활동, 그리고 생활기록부. 동아리를 이런 단어들과 함께 떠올리며 입시용으로만 여기는 사람들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마을과 자연 속에서, 꿀벌과 함께 시작하다
고등학교 양봉 동아리의 꿀벌 마을 대작전!

동아리를 시작할 때는 쉽지 않았다. 양봉은 처음이었으니 말이다. 우리가 꿀벌을 키울 수 있을까? 하다 못해, 어떤 벌을 쳐야 할지도 고민이었다. 물론, 벌통도 없었다. 아이들은 스스로 길을 찾습니다. 벌을 잘 기르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학교 밖으로 나가, 가까이에서 벌을 쳐 온 사람들, 숲을 가꾸는 이들, 마을의 농부들, 대학에서 벌을 연구하는 연구자들, 벌과 함께 사는 길을 찾고자 하는 시민단체 사람들, 그리고 지역의 농산물로 음식을 만드는 요리사까지, 누구든 만나고, 이야기를 듣고,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찾는다.

뚝딱뚝딱 나무 벌통을 힘 모아 만들고, 벌을 무서워하는 이들에게 보여 줄 연극을 만들어 올리기도 하고, 꿀벌의 천적 말벌을 쫓아 보겠다고 머리를 맞대고, 벌꿀을 넣은 맛있는 먹을거리를 만들어 경연대회에 나가 보기도 하고, 꿀벌이 찾아드는 마을을 만들겠다며 '벌들의 뜰'을 가꾸기도 한다. 아이들은 벌을 통해 자연과 만나고, 지역의 면면을 발견하고, 마을 사람들의 삶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간다.

열일곱, 처음 고등학교에 입학할 때만 해도 무엇을 하고 싶은지, 뭘 해야 할지 잘 모르던 아이들이지만, 양봉부에 들어와 벌을 치기 시작하면서, 저마다 제 길을 찾아 나간다. 자연에서, 마을에서, 사람들 사이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배우고 깨쳤기 때문이다. 양봉부 아이들은 대부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도 태어나 자라온 고장에 남아, 따뜻한 이들과 함께 지역을 가꾸고 지키는 삶을 선택한다. 하나의 동아리가 아이들을 살리고, 마을과 자연을 종횡무진하는 고등학생들의 양봉 동아리가 다시 작은 시골 마을을 살린다. 그렇게 서로를 돕는 바퀴가 굴러가기 시작한다.

길을 여는 것은 아이들의 몫,
훌륭한 교사는 가르치지 않는다

나날이 훌쩍 자라는 아이들을 이끈 것은 꿀벌만이 아니다. 호기심 많은 열혈소녀 치하루와 함께 양봉부를 시작한 기타하라 선생님이 있었다. “하고 싶은 일은 책상 앞에 붙어 있다고 찾아지는 게 아니야.” 하고 말하던 바로 그 선생님이다. 졸업을 앞두고 하고 싶은 일이 딱 잡히지 않아 고민하는 학생에게 선생님은 이렇게 말한다. “그런 게 아직 없어도 괜찮지 않을까? 중요한 건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는 거다. 조금이라도 흥미가 있는 세계에 몸을 두고 다양한 경험을 해 보는 게 중요해.” 선생님의 조언은 등산로 나뭇가지에 매인 길 안내 매듭처럼 친절하지는 않지만, 아이들이 막막한 순간 꺼내 든 나침반처럼 큰 방향을 가늠할 수 있게 도와준다.

양봉부 활동을 일본 농업학교 학생들의 고시엔이라 불리는 경연 대회에 나가 발표해 보겠다는 부원들의 결정도 “너희들이 그렇게 생각했다면 그렇게 하면 되지, 뭐가 문제겠니?” 하며 받아 주었다. 걱정스러울 때도, 아이들이 택한 길을 막아서지 않는다. 응원하며 함께 걷습니다. 하지만 다가오는 발표를 위해 아이들을 대기실로 들여 보내며 선생님은 마음 속으로 조용히 말한다. 언제나처럼 나는 여기까지. ‘필요한 것은 전부 가르쳤다. 남은 건 스스로 극복하도록 해. 너희들이라면 분명히 할 수 있다.’

이 책은 훌륭한 교사 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 이들의 삶을 채우고,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기타하라 선생님이 양봉부 아이들과 함께한 하루하루는 마을 공동체를 살찌우고, 변화시키는 힘으로 점점 커져 간다. 아이 스스로 길을 열 수 있도록 기다리며, 아이들이 필요로 하는 순간 표 나지 않게 거드는 기타하라 선생님의 행보는 이 놀라운 드라마의 조용하고 강력한 축이다.

일본 최고 애니메이션 극작가가 빠져든
한 편의 청춘 영화 같은 이야기

이 책의 저자 모리야마 아미는 일본 최고 흥행 애니메이션인 [사자에 상]과 [치하야후루]의 극작가이다. 어느 날 우연히 TV에서 양봉부 이야기를 보게 된다. 사람들 앞에서 꿀벌 옷을 입고 공연을 하던 고등학생들의 활기찬 모습이 몹시 인상적이었다. 그길로 나가노에 가서 핫치비에잇을 만났다. 양봉부에 푹 빠져든 저자는 영화 같은 양봉부 이야기를 책으로 펴내기로 한다. 동아리 아이들과 선생님, 마을 사람들을 하나씩 인터뷰하고, 자료를 모았다. 그리고 후지미 고등학교 양봉부가 겪어 온 일들을 한 편의 청춘 영화 같은 이야기로 써낸다. 이 촘촘하고 매끈한 서사의 힘은 양봉부의 3년, 한 장면 한 장면을 독자의 눈앞으로 활짝 펼쳐 보인다. 이 책은 한 명의 여고생이 양봉부를 꾸리는 순간부터 불과 3년 만에 농업학교 고시엔 우승까지 달려가는 현장으로, 그 놀라운 순간 앞에 독자를 데려다 놓는다.

저 : 모리야마 아미
일본 호세이 대학을 졸업했다. 캐나다 벤쿠버에서 유학 했다. 그리고는 해외여행 인솔자로 39개국을 오가며 견문을 넓히고, 일을 하며 세상을 배웠다. 2005년 여행 인솔자였던 모리야마 아미는 시나리오를 쓰면서 작가 생활을 시작한다. 지금까지 일본 최고 흥행 애니메이션인 [사자에 씨], [치하야후루 1], [치하야후루 2], [스티치!]의 대본을 썼다.

역 : 정영희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강원도 곰배령으로 귀촌했다가 제주로 터전을 옮기고, 귤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 일본어로 된 좋은 책을 만나면 호미 대신 노트북을 펴고 한국어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시바타 신의 마지막 수업』, 『우리는 섬에서 미래를 보았다』, 『집을 생각한다』, 『건축가가 사는 집』, 『다시, 나무에게 배운다』, 『디자인이 태어나는 순간』, 『청춘, 유럽 건축에 도전하다』 등이 있다.

* 상추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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