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명평화의 책들 :::

지은이: 나다나엘 존슨
출판사: 눌와
2018/8/20(월)
조회: 122
우리가 몰랐던 도시  


우리가 몰랐던 도시
나다나엘 존슨 / 정서진 옮김 / 눌와 / 292쪽 / 13,800원 / 2018년.

“자연은 이미 우리에게 적응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감각!

아이와 거닐다 보면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게 된다. 몰랐던 것을 알게 되기도 한다. 이 책의 저자도 마찬가지다. 그는 우리 주변 세계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하는 딸 덕분에 매일 지나치던 나무에 작고 노란 꽃이 피어난 것을 알아차리고, 이전에는 그저 ‘나무’였던 것의 이름도 알게 된다. “우리가 몰랐던 도시(Unseen City)”라는 제목이 와 닿는 이유다.

도시는 인간의 필요에 따라 만들어졌고, 인간의 쓸모에 맞춰 계속해서 변하는 장소이다. 그런데 인간이 살기 편하자고 도시를 만들었지만, 이곳에서도 생명은 솟아나고 번성한다. 물, 비료, 심지어 흙이 없는 곳에서도 뿌리를 내리는 잡초를 보라. 뜨거운 여름이든 추운 겨울이든 잘 견디고 번성하는 은행나무를 보라. 풀밭이든 콘크리트 바닥이든 어디서나 발견되는 개미를 보라. 저자는 말한다. “자연은 이미 우리에게 적응했다.” 인간과 자연은 함께 살 수 없을까? 도시를 떠나야만 자연을 만날 수 있을까? 우리는 이 책을 읽고 답할 수 있다. “인간은 어디에서나 자연과 함께 살 수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새로운 감각이다. 아이의 질문에 귀 기울여보자. 아이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자. 세상이 온통 경이로 가득 차 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우리가 우리를 둘러싼 것들과 전혀 다르지 않고, 나무와 새들이 다른 인간들과 마찬가지로 함께 살아가는 이웃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땅이 우리에게 속하기 전에 우리가 이 땅에 속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다시 땅에 속할 수 있다.”

인간의 도시에 적응한 생물들
지금껏 알지 못했던 매력을 탐구하다

“내가 이 책에서 다룬 생물 종들은 기껏해야 눈에 잘 띄지 않고 최악의 경우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우리와 가장 가까이 있는 자연을 가장 존중하지 않는다. 험프리스는『슈퍼비둘기』에서 이렇게 밝힌다. “우리는 서식지를 조성하고 파괴하며, 게놈을 만들어내고, 다른 종들의 전 세계적인 이동에 일조하고 있다. 그러나 식물과 동물이 인간의 변화에 적응해 번성하는 식으로 응하면 실망하고 두려움을 느끼는 것 같다.”우리가 지나간 자리에서 갑자기 나타난 생물은 인간의 환경 파괴와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에 자연이 변질된 결과처럼 보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를 반대로 바라보게 되었다. 오히려 이런 종들이 가장 필수적이고 창의적인 자연을 보여준다는 생각이 든다.”

비둘기는 어쩌다 혐오의 대상이 되었나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보고 싶다면 비둘기야말로 아주 좋은 출발점이다. 우리와 가장 가깝게 살면서도 혐오를 넘어 공포의 대상이 된 자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다 보면 비둘기에 대한 혐오감이 호기심으로 바뀌고, 미안함으로 바뀌며, 감탄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비둘기는 사실 평화의 상징이었다. 짝을 찾으면 평생을 함께하기 때문에 부부 금실의 상징이기도 했다. 비둘기는 헌신적인 부모이고, 평등한 육아 분담의 모범이다. 그런데 인간이 ‘닭둘기’, ‘쥐둘기’라 불리는 지금의 비둘기를 만들었다. 인간은 비둘기를 도시로 데려와서 풀었고, 음식물 쓰레기를 먹고 자라게 했다. 인간이 주는 먹이를 먹고 비둘기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특히 비둘기에게 정기적으로 먹이 주는 이들은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로 밝혀졌는데, 그들을 소외시킨 것 또한 인간이다. 이렇게 온갖 방식으로 비둘기를 사육하는 인간들은 그에 따른 책임은 회피하며 비둘기를 미워하고 있다. 어쩌면 비둘기가 우리의 치부를 드러내기에 그들을 불편해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다람쥐에 대해 알지 못했던 사실

지금의 다람쥐는 최초의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에 발을 디디기도 전에 생겨난 종이라고 한다. 이 고대의 동물은 다른 수많은 생물 종이 멸종되는 와중에 인간의 도시에서 번성하고 있다. 사실 다람쥐는 인간에 의해 도시로 강제 이주를 당한 거나 다름없다. 사람들은 야생 동물을 도시의 문명 속에 편입시키려는 마음으로 도시에 다람쥐를 풀어놓고 먹이와 둥지상자를 제공했다. 센트럴파크를 디자인한 옴스테드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다람쥐의 도시화에 일조한 셈이 되었는데, 가로수와 전깃줄이 다람쥐에게 훌륭한 쉼터와 이동수단이 되어주었기 때문이다.

다람쥐는 도토리를 맺는 참나무와 특별한 관계를 맺은 것으로 보인다. 배고프지 않을 때의 다람쥐는 도토리의 가장 맛 좋은 부분만 먹고 나머지는 버린다. 그런데 배아는 다람쥐가 먹지 않는 부분에 있다. 나무는 도토리의 절반을 내어주면서도 중요한 부분은 보호하고, 다람쥐는 식량을 얻고 나무의 씨앗을 퍼뜨리며 협력 중이다.
다람쥐가 멍청해서 열매를 묻고는 잊어버린다는 뜬소문도 있는데 말 그대로 뜬소문이다. 다람쥐는 기억력이 매우 좋다. 그들은 인간과 대결할 정도로 똑똑하고 재미있는 동물이다.

제대로 놀고 싶다면 까마귀에게 배우라

까마귀는 비둘기만큼이나 많은 오해를 받는 것 같다. 인간들은 까마귀를 불길한 징조를 나타내는 새로 여긴다. 그러나 그들은 굉장히 익살스럽고, 매우 똑똑하다. 까마귀는 인간의 얼굴을 구분할 수 있어서, 자기를 화나게 한 인간을 괴롭히고 도와준 인간에게는 보답한다. 그 때문에 까마귀를 꺼림칙한 새로 생각하게 됐는지도 모르겠지만, 이 책에 나오는 까마귀의 에피소드를 읽다 보면 절로 웃음이 나고 까마귀를 좋아하게 될 것이다.

까마귀는 창의적인 동물로, 도구를 사용할 줄 알고 심지어 만들기까지 한다. 그들은 인간이 조성한 도시 환경을 잘 이용한다. 도로에 견과를 떨어뜨리고 신호를 기다렸다가 보행자들과 같이 걸어가 부서진 견과류 알맹이를 먹는 모습도 종종 발견된다. 까마귀의 지능은 영장류와 맞먹는다. 심지어 자손과 동료에게 그 교훈을 전달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놀고 장난치고 앙심을 품는 까마귀 집단이나 까마귀 장례식 이야기를 읽다 보면 우리는 까마귀에게도 문화가 있다고 추측할 수 있다.

까마귀는 정말 놀이를 좋아한다. 까마귀는 플라스틱 조각을 사용해 눈 덮인 지붕에서 썰매를 타듯 내려오기도 하고, 축구 경기장 위에서 종이 공으로 경기를 하듯 놀기도 한다. 까마귀가 놀이할 때면 인간과 마찬가지로 뇌에서 엔도르핀으로 알려진 화학물질이 분비된다고 한다.

도시 생활자에게 산책을 권하다

우리 중 대다수는 도시를 떠나야만 자연을 느끼지만, 출퇴근길 지하철역까지 걷는 것도 숲을 산책하는 것만큼 매혹적일 수 있다. 저자의 목표는 독자들이 책을 손에서 내려놓고 동네를 거니는 것이다. “자연이야말로 가장 훌륭한 책이다. 이 책이 당신을 문밖으로 나서게 하고, 그 후로도 계속 밖으로 나설 수 있도록 흥미를 일깨우면 좋겠다.” 이를 위해 저자는 관찰 일지 적기, 먹기 좋은 식물 찾기,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관계 맺기 등 도시의 출퇴근길에서도 자연의 경이를 느끼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을 소개한다. 이 책의 부록에서는 한국 독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시민과학 프로젝트도 담았다.

“당신이 자연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데 엄청나게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아침에 버스를 기다리거나 점심을 먹거나 저녁에 집까지 걸어오는 동안에도 당신은 자연 속에 있을 수 있다. 경이로움은 장관을 이루는 어딘가로 차를 몰고 가서 외부에서 만날 수 있는 게 아니다. 경이로움은 내부에서부터 온다. 자연 세계와 경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된 마음이 하나가 되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기 위해서는 수고가 필요하겠지만, 약간의 노력만으로도 만족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동물이든 식물이든, 시각이든 청각이든 상관없다. 자신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을 하나씩 발견하다 보면, 우리는 어느새 아이의 눈을 갖게 될 것이다. 출퇴근이 반복되는 삶에 질린 당신에게, 성공을 향해 달려가는 생활에 지친 당신에게, 도시에 사는 당신에게 이 책을 권한다.

저 : 나다나엘 존슨 Nathanael Johnson
미국의 온라인 환경잡지 [그리스트]의 식품 담당 기자이다. 버클리의 캘리포니아대학교 언론 대학원에서 공부했다. 캘리포니아와 네바다에서 자랐고, 캘리포니아 버클리에서 아내와 두 딸과 함께 살고 있다.

역 : 정서진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 번역학과를 졸업하고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스파이스-향신료에 매혹된 사람들이 만든 욕망의 역사』 , 『식량의 제국』 , 『미식 쇼쇼쇼』 , 『신이 토끼였을 때』 , 『대지의 아이들 1부: 동굴곰족』 등이 있다.

* 눌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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