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 시 판 :::

이름: 최성각
2003/7/22(화) 19:09 (MSIE5.5,Windows98,Win9x4.90) 61.73.49.27 1024x768
조회: 1124
참으로 잘 사는 일은, 참으로 이런 모습이겠지요  

나는 이 붙박이장을 누가 만들었는지 압니다.
이 붙박이장을 만든 이의 이름은 곽현.
제가 아주 좋아하는 젊은 분이십니다.
나는 목수를 꿈 꾸었지만 아직 기술을 못 배웠고, 이 젊은 분은 배워냈습니다.
제가 10년도 더 오래 전에 동네 구민회관에 목수기술을 배우러 들렀더니
집이 있다고 해서 등록이 안 되었습니다. 제 집은 17.5평.
아아, 마누라랑 어렵게 어렵게 장만했던 그 집이 그렇게 부담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그래, 목수 일은, 공짜로 구민회관에서 배우는 목수 일은 집이 없는 분들이
배워야 하는 게 옳아. 아암, 그게 옳지!"
그러고 구민회관을 돌아서 나오는데, 햇살 눈부시고, 라면국물이 생각났던 기억이
새롭군요.

이 붙박이장 앞에 앉아 있는 곽현씨의 부인과 어린 아이들, 두 분께
멋있는 집에 사시는 데 대해 인사 드립니다.
이 붙박이장을 만들 때, 이 세 사람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이 작업을 도왔을 것이 너무나 잘 짐작됩니다. 이 아름답고 부지런한
맨발의 가족에게 아낌없는 갈채를 보냅니다. 사는 게 이런 것이라고.
잘 사는 게 이런 것이라는 갈채, 말입니다.

이 집 장에서 나는 나무 냄새가 우리 사이트에까지 진동하는군요 .
노란색 비닐장판은 아마도 붙박이장을 만들어넣고 난 뒤에 깐 게 틀림없습니다.
손잡이 장식도 아주 조화가 잘 되는 놈으로 골랐군요.
장을 열면 그 속에 서랍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서랍은 당기면 소리가 나기도 할 것 같은데, 아닐 수도 있겠지요.
옷장에 옷은 별로 없고, 아기엄마가 시집올 때 해온 이불이 있을 것 같습니다.
잘 쓰지 않는 두툼한 방석도 있는데, 방석의 네 귀에는 금실이 붙어 대롱거릴지도
모릅니다. 곽현씨 옷은 아마 몇 벌 안 될 겁니다.

언제 한번 이 집에 가서 칼국수나 미역국 끓여달라고 해서, 얻어먹고 싶습니다.
좋은 사진, 참으로 좋은 삶의 모습을 보여주신 곽현씨에게 감사드립니다.

 

 


최성각: 첫번째 사진만 보고 반가운 마음에 얼른 장 안의 풍경을 추측햇는데, 두번재 사진이 장의 내용을 공개했군요. 제가 이렇게 성미가 급하답니다. ....엇? 그런데 곽현씨 옷이 나보다 많네. 세상에!! 양복 비스므리한 것도 걸려 있고 말야. ....^^ -[07/22-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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