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헌장' 이야기판 :::

이름: 분꽃풍금
2005/1/6(목) 10:22 (MSIE6.0,WindowsNT5.1,.NETCLR1.1.4322) 222.113.31.220 1024x768
조회: 3197
전업주부의 커밍아웃  
저는, 그야말로 '없는듯이 사는 일'이 가장 적성에 맞는 타입이라고 굳게 믿고 살아온 순도 100% 전업주부입니다.
학창시절 제 성적표의 종합평가 란에는 항상 이런 용어들이 등장했던 기억이 납니다. '온순' '착실' '묵묵한 실천'들이 그것이지요.
그 때는 그 평가가, 어렵고 멀기만 하던 담임선생님께서 순진한 갈래머리 여학생에게 보내는 칭찬의 소리인 줄 알았답니다. 그런데 대학교를 졸업하고 일년여 여고에서 교사로 재직하는 동안 저의 그 생각이 자가당착적 착각이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당시 선생님께서 저를 묘사한 그 표현들은 "미안하지만, 나는 너를 잘 모른단다."는 말의 우회적 메세지였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지요.
당시의 교실 상황이야 우리 모두 체험한바 그대로 '콩나물 교실'이었지 않았겠어요? 그러니 선생님인들 그 많은 학생들의 개성을 일일이 파악할 수 없는 것은 오히려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달 밖에요. 몇몇 활동이 뛰어난 학생이거나 특별한 문제를 일으켜 학교를 소란스럽게 하거나 하는 경우 외에는, 모두 그런 모나지 않은 표현들로 뭉뚱그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었음은 오히려 충분히 이해가 되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표 나지 않는 학창 시절과 짧은 직장 생활을 거쳐 저는 그야말로 평생직장이랄 수 있는 '전업주부'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그 길이 이제 이십 오년 째로 접어들었군요. 그 이십년이 넘는 세월을 저는 또 다시, 표 나지 않게 묵묵히 가족사랑을 실천하는 온순 착실한 주부로 살아왔습니다. 아니 전업주부의 삶이란 '묵묵'의 정도가 학창시절보다 한 술 더 뜨더군요. 말하자면 아예 제 이름자까지 잊고 살아야 마땅한 상황들이 도처에 깔려있던 것이었습니다.
세탁소에 세탁물을 맡기거나 우유 배달을 계약하는 등의 사소한 경우에도 저는 제 이름이 아닌 "자제분 성함은?" 하고 물어오는 질문에 맞닥뜨려야 되었지요. 처음에는 "아니, 이 사람이 내가 아직 출산을 못했거나 화려한 싱글이거나 하면 어쩔려고 이러나?" 하는 반발감이 들었었지만 그것도 얼마 안 되어, 나는 누구누구의 엄마로서 남편도 있고 아이들도 생산한 경력이 있는 모든 것이 온전한(?) 가정의 주부다..하는 입장을 과시하는 용도로, 내 이름자보다는 남편이나 아이들 이름을 사용하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되더군요. 그리고 이제는 아예 내 이름자만으로 세상에 나서는 일은 발가벗고 서는 듯, 어렵고 두려운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렇게 '없는 듯이 사는 일'에 익숙한 제게 최근에 ‘커다란‘ 사건이 하나 터졌습니다. 바로 이 '오십 헌장'책에 집필자로 참여하게 된 것이지요. 언감생심, 제 이름자를 박고 제 얼굴이 실린 책이 세상에 나오다니요. 이 책을 읽은 독자들 중에 더러는 제 이름자를 들먹이며 의견을 나누는 일도 생길까요? 사실은 그런 상황이 두려워서 처음에는 책 작업에 소극적으로 임하기도 했던 저는, 막상 이렇게 세상에 나온 제 이름과 얼굴을 대하니 한마디로 표현하기 어려운 묘한 기분에 휩싸입니다. 사실은 나도 내 이름과 얼굴로 세상에 나서고 싶은 욕구가 있는 사람이었다는 사실이 깨달아진 것입니다. 기쁘고, 또 즐겁습니다. 뿌듯하기도 합니다. 제 소개 글에서도 밝혔듯이 평생 명함이라고는 한 장 박아보지 못한 저 같은 사람도 이제 명함 한 장 박아 봐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오버하기도 합니다. '불후의 명작 오십 헌장의 공동 집필자'라는 신분으로 금박 둘러 명함 박아 담고 다니다가 누군가와 인사를 나눌 때 폼나게 한 장씩 건네는 것입니다. 아, 나 이런 사람입니다.. 하면서요.
ㅎㅎㅎ..우습지요? 겨우 몇 개 안되는 꼭지로 책 작업에 끼어들었으면서 제가 지금 크게 오버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그것이 전업주부 윤.희.숙의 솔직한 심정인 걸요.

저는 이렇듯이 평범하기 그지없는 전업주부로서 누군가를 설득하고자 하여 이 책 작업에 참여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저 자신을 설득시켜야 했지요. 너도 할 수 있어. 네 이름으로 세상에 나선다고 네 가족이 불행에 빠지거나 하늘과 땅이 하나로 합쳐지는 일은 없어. 하는 설득을 스스로 당하고 나서야 글을 쓰는 일이 가능했습니다.

나이 오십 가까우니, 그동안 쌓아온 세월의 부피가 만만하지 않은 그만큼 가슴 속에 쌓인 회한 또한 만만하지 않음을 느낍니다. 가만히 앉아 창 밖을 바라보노라면 그 창의 풍경이 별스럽게 아름답지 않더라도 공연히 눈가에 물기가 잡히기도 합니다. 특별히 한스런 세월을 살아온 경우가 아니래도 나이가 몰고 오는 회한에서 누군들 자유롭지는 못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에게 아니 우리 모두에게, 이 책이 작은 위안이 되고, 기쁨이 되고, 남은 세월을 사는 동안 입가에 잔잔한 미소로 머물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리고 또 사실은, 넌지시 권하고 싶기도 하지요.
제가 설득 당했듯이, 여러분들도 이 책의 즐거운 함성에 한 번 설득당해 보심이 어떻겠습니까..하구요.






금연못각: 분꽃님 말씀처럼 여성들이 결혼하면, 대개 '누구 엄마'로 불리기 십상이지요. 세탁소주인도 아무 생각없이, 그렇게 부르는 게 제일 편하니까 그랬을 겁니다. 오래 전에 풀꽃세상에서 일하던 시절, 여성운동하던 후배가 주부들 명함갖기 운동을 펼치려 들었는데, 결과는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굳이 그럴 필요를 못 느끼는 주부들이 많았던 것이지요. 분꽃님 부모님이 지어주신 '윤희숙;이라는 이름을 이 책으로 인해 되찾으신 데 대해 새삼 축하드립니다.  -[01/06-13:02]-

빠짱: 이름 찾으신것 축하합니다.그 이름 앞으로 더욱 빛내시기 바랍니다.  -[01/06-14:14]-


라벤다 향기: 그래도 분곷님의 이름을 착실히 불러준이는 친구들이겠지요..희.숙.아~~~~장하다.윤희숙!!  -[01/06-21:54]-

신인도: 윤희숙분꽃님^^  우리 함께 책작업하며 오십헌장 내용을 세세히 알고 있었는데도 책이 나온후 찬찬히 다시 읽고 있습니다. 짠하고 서글퍼고 장한 중년의 향기를 새롭게 느끼면서요.   -[01/06-22:44]-

분꽃풍금: 라벤다야, 왔구나~. 자주 좀 온나.잉.  -[01/07-14:03]-

땅바닥: 오호! 윤희숙. 니를 찾아 내가 왔다.ㅋㅋ 오늘 책 받았다. 몇개 읽어보니 이곳을 찾지 않을 수 없더군! 분꽃풍금이라..흐음..멋진데그래?! 니글 하나 읽고 우정과 담배에 대한 그..연못인가..그분 글 두개 읽었다..천천히 읽어볼라고..고마워. 재미있다, 글 3개가 다! 야, 연못인가 그분 미남이냐?...히히 궁금~ 가끔 여기 놀러 와두되냐?   -[01/08-00:49]-

분꽃풍금: 땅바닥? 왔구나! 책 잘 받았다니 다행이구나. 그리고 잼 있었다니 더 다행이고. 암, 가끔이 아니고 자주 놀러 와. 이 곳 분들이 모두 쌍수 들어 환영하실 거야. 들리니? 환영의 축포 소리, 팡팡!!
      연구소 판도 여기저기 살펴보면 좋은 글들이 많단다. 니가 글 읽고 쓰기 무척 좋아하는 거 내 잘 알잖니. 자주 와서 인사도 나누고 친해지면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아름다운 관계를 맺게 되리라 생각해. 그리고 너 난타 이벤트 있는 거 알지? 꼭 참여해라,잉.
     그리고 연못인가 그 분은 여기 6번 게시물에서 살펴보면 아닌 밤중에 실내에서 검은 썬그라스로  코디하고 있는 어떤 수상쩍은 싸나이 있지? 바로 그 분이란다. 미남인지 아닌지는 니가 직접 판단해 봐. 그리고 참고로 그 분도 미녀 무척 좋아하신단다.호호호..  -[01/08-09:04]-

분꽃풍금: 라벤다야~, 니도 꼭 이벤트 참여하거라. 잉.^^*
     니 글 솜씨도 내 잘 알고있잖아. 알찌?   -[01/08-09:06]-

dermkj@yahoo.co.kr&toname=도라지꽃" target='dnjsltrd' onClick="fork('mail_form')" title=' dermkj@yahoo.co.kr'>도라지꽃: 나 누군지 궁금혀? 나도 꽃이름하나 붙여봤어~~~."장허다 우리친구 윤희숙" 아즉 책은 못읽었지만 상상만해도 즐거움이 그득허다  -[01/08-16:38]-

dermkj@yahoo.co.kr&toname=도라지꽃" target='dnjsltrd' onClick="fork('mail_form')" title=' dermkj@yahoo.co.kr'>도라지꽃: why?? 내글꼭지 앞의 복잡한 암호는 뭐여요?  -[01/08-16:40]-

분꽃풍금: 도라지꽃? 분꽃보다는 한 수 아래지만 그 이름도 참 이뿌다! 참고로 내 아뒤는 왕풀님께서 지어주신 거란다. 그분이 워낙 언어 감각이 뛰어나신 분이거든.
     그런데 그대가 뉘신지는 아리송다리송하여 감이 안잡히네? 음.. 누군지 가물가물 떠오르는 인물이 있긴 하지만 섣불리 짚었다가 틀리면 그 또한 낭패이리니.. 친구야, 자수해서 광명 찾자~~^^*
     얘야, '가끔'이 아니고 '자주' 놀러 와. 연구소 판 곳곳에 재미있는 글들이 많아. 또 이곳 분들과  예의지심 가운데 대화도 나누다보면 분명히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 받을 수 있으리라 확신해!
     그리고 이벤트 참여 꼭 하기야. 흐뭇한 부상이 기다리고 있단다.
     음..도라지꽃의 정체는 서서이 밝혀지는 것도 스릴 있을 수도 있겠다. 그쟈?
     그렇지만 자주 들리기는 약속! 꼭꼭!! 찍고!! ( 얘, 너 혹시 닭살 돋았니?호호호..)
     
     피에쑤:네 글 꼭지 앞의 복잡한 암호는 뭘까? 나도 잘 모르겠는데? 그런데 다른 분들의 대글에는 그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걸로 보면 네 쪽에서 해결해야하는 문제인 거 같기도 해..
       -[01/08-20:12]-


망초: 저는 분꽃풍금의 이웃 친구입니다. 책 고맙게 받아서 하루 저녁을 꼬박 새워서 다 봐버렷습니다. 책이 눈에서 안떨어져서요. 그 말을 했더니 분꽃이 대뜸, 좀 팔리겠어? 하였습니다. 읏? 그건 잘 몰것고 암튼 나는 재밌어서 밤을샛다고 했습니다. 지금 제 기억에 제일 남는 글은 엄광용님의 오십년 게획을 다시새우자라는 글이었는데요. 그렇게 말했더니 또 이 아줌마가 어떤 점이? 하엿습니다. 당황.. 혀가짧고 표현이 부족하니 무 ㅓ라고 한 마디로 말은 하기 힘든데..우리 삶이 다 하나의 연결고리로 되어있어서 누구나 자기 하는 일에 긍지를 가지라는 그런 뜻이엇던것 같은데. 제가 잘쓰지를 못하겠군요. 모두 좋으신 글 잘읽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분꽃풍금도 화이팅!입니다. 축하합니다.
     그리고 저는 개망초꽃을 참 좋아합니다. 망초라고 이름지어봣습니다. 그럼 안녕히게세요.  -[01/10-11:08]-


금연못각: 망초님, 도라지꽃님, 땅바닥님, 라벤다향기님....모두 반갑습니다. 이 비좁고 작은 판이 완전히 분꽃님의 동창회판이 되어 가는군요. 재미있습니다. 망초님은 "팔리는 건 잘 모르겠다"시지만, 일단 일독하신 분이니, 예를 들어 광파엄광용님의 '50년 계획 다시 세우자'라는 꼭지가 인상에 남았다면, 그 글이 왜 그토록 인상에 남았는지 아예 새판에 글을 올려주시면 좋겠습니다. 땅바닥님도 제가 어떻게 생겼는가, 그런 관심은 접어버리시고, 지금쯤은 책을 다 읽으셨을 테니, 멋진 독후감, 새 판에 올려주십시오. 보통 분이 아니신 것 같은데, 그렇기 때문에 아마 저희 책보다 더 재미있고 필요한 말씀들을 전개하시리라 믿습니다. 도라지꽃님, 라벤다향기님도 얼른 책을 마저 읽으시기 바랍니다.  -[01/10-12:30]-


분꽃풍금: 울 친구들, 큰 일 났네. 내 이제까지 보아온 결과, 우리 금연못님의 레이다망에 포착된 피사체가 그냥 아무 일 없었던 듯이 빠져나가는 경우를 못 봤는데..
     여러 친구 제위 여러분, 빨랑 독후감과 이벤트 참여 하세용. 푸짐한 부상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오페라의 유령' 영화 감상권도 있어용. *^.~  -[01/11-08:20]-

동백꽃: 대단허이~ 부럽기도하고..빨리 책 받아봐야지..여기는 꽃들이 많군요...  -[01/12-14:02]-

분꽃풍금: 동백꽃아가씨~, 언제나 반갑지만 여기서 만나니 두배로 더 반갑구나.
     아직 책 못 봤지?  읽고나면 꼭 독후감 써라.응?
     아무래도 우리 '꽃'카페 하나 채려얄까보다.ㅎㅎ..
     동백꽃,도라지꽃,분꽃,라벤다,망초,땅바닥초, 창립멤버들이다.ㅎㅎ..  *^.~  -[01/12-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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