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네가 아프니 나도 아프다

풀꽃평화연구소 엮음 / 돌베개 / 신국판 / 304쪽 / 값 15,000원 / 2004





이 책에서는 ‘새만금 담론’에 대해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고민하고 활동해왔던 풀꽃평화연구소 사람들과 각계의 전문가·환경운동가·작가·지역 주민 등이 모여, 새만금은 우리 시대에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새만금 문제로 인해 우리가 잃어버린 것과 얻은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문제 의식을 보다 분석적으로 풀어가고 있다.

‘새만금’에 담긴 새로운 생명평화 의식을 찾아서…


2003년 7월에 내려진 새만금 간척사업 공사중지 결정을 뒤엎고 최근 서울고등법원의 항고심 재판부에서 방조제 공사의 재개를 허용함으로써 다시금 ‘새만금’ 문제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에게 ‘새만금’은 단순히 정부의 개발정책과 국민들의 이견이 충돌하고 있는 하나의 지역 공간이 아니라, “자연과 공생해야만 인간도 살 수 있다”는 생명평화 의식을 일깨워주는 이 시대의 새로운 화두로 대두되었다. 새만금은 바로 경제 성장 지상주의로 치달려온 우리 사회의 모든 모순과 부정, 인간의 이기심, 그리고 이 시대 생명 파괴의 상징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새만금 문제에 대해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고민하고 활동해왔던 풀꽃평화연구소 사람들과 각계의 전문가·환경운동가·작가·지역 주민 등이 모여, “새만금은 우리 시대에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새만금 문제로 인해 우리가 잃어버린 것과 얻은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문제 의식을 풀어가고 있다.

새만금 사업의 정치적 배경과 문제, 갯벌을 중심으로 유지되어왔던 공동체문화의 변화와 쇠락의 과정을 되돌아보고, 갯벌의 생태?경제?사회문화적 가치를 분석하였으며, 역사문화적 관점으로 볼 때 새만금이 안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 그 새로운 전망과 대안이 무엇인지 등에 대해 다양한 측면에서 보다 분석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또한 감동적인 비폭력 평화운동으로 전국민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삼보일배’의 의미를 되짚어보고, 현장 활동가들의 투쟁기 등을 통해 새만금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내고 있다.

이 책은 여러 분야의 학자와 환경운동가들의 ‘새만금 담론’ 대한 분석을 모아봄으로써 새만금 간척사업의 본질을 꿰뚫고 있으며, 그 속에 숨겨진 우리 사회의 모순을 진단하고 있다. 또한 새만금 갯벌의 일부를 보전한다는 ‘대안 개발’이 아닌 진정한 ‘대안적 삶’의 길을 모색하면서 이 땅의 생태적 가치를 지켜나가기 위한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새만금 담론을 통해 ‘대안적 삶’의 길을 모색하는 각계의 목소리를 담아내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앞부분은 새만금을 바라보는 온당한 시각에 대한 다양한 고구(考究)이며, 뒷부분은 새만금을 살리기 위해 애써온 여러 운동의 흐름들에 대해 운동 당사자들의 육성을 담아놓은 것이다.

새만금 간척사업의 정치적 배경과 문제점을 파헤친 생태학자, 박병상 선생의 글에서는 국책사업을 둘러싼 이 사회의 부패 규모와 타락한 권력과 기업의 유착 관계를 소상하게 드러냄으로써 국책사업 추진자들에게 우리 시대를 떠넘길 수 없음을 역설하고 있다.
새만금 일대 아낙들의 애환을 정답고 눈물겹게 채록한 여성학자, 윤박경 선생은 3년여 동안 새만금 현장의 갯벌 사람들과 숙식을 함께하며 나누었던 체험을 통해 갯벌과 인간 관계가 어떻게 설정되어야 할 것인가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생명을 돈으로 황당하게 재단한 경제성 평가를 생태적으로 재해석한 생태경제학자, 최미희 선생은 갯벌을 종전의 단순한 경제 가치로 파악하는 시각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상술함으로써 생태경제의 눈으로 갯벌 가치를 바라볼 때에만 새만금의 온당한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새만금 갯벌을 지키려는 노력을 문화운동 차원으로 승화시킨 문화인류학자, 조경만 선생은 백인의 탄압과 압박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신들의 문화를 지켜오는 북미 치헤일리스 원주민을 새만금 갯벌에 초청하는 등, ‘문화의 눈’으로 갯벌을 바라볼 때 비로소 우리는 새만금의 다른 진실에 접근할 수 있다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새만금 ‘대안론’을 비판적으로 분석한 진보적 출판평론가, 최성일 선생은 생명에 대한 감수성이 결여되었을 때에는 또 다른 성장지상주의와 파괴적 개발주의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며 생명 문제의 대안을 찾을 수 없을 것이라 단언한다.

뒷부분 ‘우리는 왜 새만금을 살리기 위해 애쓰고 있는가?’에서는 폭력이 난무하는 운동의 현장에서 몸을 아끼지 않은 여러 환경운동가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고 있다. 벌써 몇 년째 어린 자식들의 손을 잡고 갯벌을 걷고 있는 신형록 선생의 걷기 체험에서는 왜 그는 갯벌을 걸을 수밖에 없었는지, 갯벌을 어린 자식들과 걸으면서 무엇을 만났는지를 들려주고 있다. 2003년 새만금 살리기 삼보일배에 참여했던 김경일 교무님은 삼보일배 도중, 땅바닥에 엎드려 고민했던 새로운 문명에 대한 희망을 문명사적 시각에서 진술하고 있다. 미래세대 소송을 비롯하여 새만금 현장에서 잠시도 비껴 서 있지 않았던 녹색연합 김제남 사무처장은 갯벌과의 만남을 통해 스스로 성장한 세계관에 대해 술회하고 있다.

현지에서 숙식을 함께하며 주민들의 허탈과 울분을 가감 없이 들려주었던 소설가 김곰치 선생은 부안에서 보낸 12일의 체험을 통해 새만금이 바로 예수님이고 관음이고, 살려내지 않으면 안 될 우리의 혈육이라는 작가적 성찰을 드러내고 있다. 4공구 강제 매립 즈음, 그 사실을 세상에 가장 먼저 알리면서 폭력배들로부터 온갖 모욕과 폭력을 당하면서도 굴하지 않고 새만금 갯벌을 살려야 한다는 일념으로 초지일관한 주용기 선생의 글은 폭력이 생명에 대한 외경심을 좌절시킬 수 없다는 것을 체험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새만금 소동으로 촉발되어 마침내 우리 사회 시민운동의 수준을 격상시킨 감동적인 삼보일배의 과정에 깊이 개입했던 최성각 선생은 삼보일배가 결국 우리 사회에 무엇을 남겼으며, 삼보일배는 우리에게 오늘 무엇을 요구하는가를 질문하고 있으며, 우리 눈에 전달되는 감동보다 더 깊은 삼보일배의 내면 가치를 작가의 성찰적 체험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
<부록>에서는 감동적인 ‘삼보일배 출사표’의 내용을 그대로 담았으며, 새만금 사업의 진행 과정을 다양한 입장과 주제별로 ‘사업 일지’ 속에 정리하였다.

풀꽃평화연구소

2003년 2월에 설립된 풀꽃평화연구소(소장 최성각)는 ‘모든 생명체들은 서로 굳건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기본 정신을 바탕으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 사이’의 마땅한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풀꽃평화연구소는 한때 북아메리카 대륙에 살면서 자연의 자결권을 깊이 존중했던 인디언들의 토착문화와 생태적 친연성을 생명 파괴의 오늘에 창조적으로 잇고자 안간힘 쓰며, 아직 산업사회로 진입하지 않은 히말라야 산군(山群)의 라다키, 티베탄, 따망족, 구릉족 등의 몽골리안들의 삶을 통해 우리가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 서둘러 회복해야 할 일들이 무엇인지 살피고, 이곳 산업사회의 무례한 삶을 적극적으로 반성하고자 합니다. 또한, 웹진 <풀꽃평화목소리>의 발행과 함께 ‘환경책 읽기운동’을 벌여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자원 낭비와 파괴에 기여할 시간이 아니라 생명의 존중과 자연의 경이로움에 대한 경탄, 기쁨과 공생의 가치를 나눌 기회라는 것을 여러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자 애씁니다. ‘새만금’은 풀꽃평화연구소가 온 마음을 다해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가장 화급한 주제이기도 합니다.


* 돌베개는 풀꽃평화연구소와 함께 인간과 자연, 생명과 평화를 생각하는 책들을 기획, 출간하고 있습니다.


**돌베개출판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