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짐
* 2009년 환경책큰잔치 '올해의 청소년책' 선정

정상명 / 이루 / 216쪽 / 10,000원 / 2009


불의의 사고로 딸을 잃은 슬픔을
삶에 대한 긍정으로 승화시킨 감동적 에세이!

이 책은 비오리, 갯돌, 억새, 골목길, 백합조개, 지렁이 등 사람이 아닌 자연물에게 ‘풀꽃상’을 드리면서 자연에 대한 존경심을 회복시키는 운동을 펼쳐온 ‘풀꽃세상을 위한 모임’(이하 ‘풀꽃세상’)의 창립자인 정상명, 화가이자 환경운동가의 첫 산문집이다.

1999년, 10여 년 동안 운영해왔던 비상업용 화랑 ‘녹색갤러리’를 닫고 저자가 환경단체 ‘풀꽃세상’을 창립한 데에는 당시 스물네 살이었던 첫째 딸을 화재 사고로 잃은 그의 슬픈 개인사가 배경에 있다. 자식을 불의의 사로로 잃은 어미의 삶은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슬픔과 분노로 가득 찼다. 그러나 비탄과 통곡은 절망만을 안겨주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의 정신은 딸의 죽음 이후 더욱 맑아졌고, 더 이상 생에 대해 질문하지 않게 되었다. 생에서 구해야 할 진정한 가치를 찾았기 때문이다. 그가 찾은 해답은 바로 ‘산다는 것은 축복이자 감사’라는 것, ‘어떤 경우라도 함부로 살면 안 된다는’ 생에 대한 전면적인 긍정이었다.

가시 없는 식물처럼 여리고 착했던 딸이 원하던 세상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풀꽃운동에 뛰어든 그가 뭇 생명들에 대해 남다른 감성을 가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길가에 핀 풀꽃이나 나무, 한 집에서 어울려 살아가는 개나 거위, 먼 산에서 지저귀는 새 등 어느 것 하나 그에게 경외심을 불러일으키지 않는 생명은 없다. 생명에 대한 존경심을 일깨우는 일은 그가 인간과 ‘함께 사는 이웃들’로 자연을 생각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본문에는 저자의 그림 30여 점과 일상의 모습을 찍은 사진이 수록되어 있다.

추천의 글

“먼저 세상을 떠난 딸의 이름으로 환경단체를 만든 정상명은 새나 돌멩이, 자전거와 지렁이에게 상을 주었다. 사람들은 그가 펼치는 아름답고 독창적인 환경운동에 감동했다. 정상명은 들판에서 쇠비름을 뜯으려다가 풀이 자는 것 같아 손길을 거두는 사람이다. 긴 치마에 환한 얼굴로 햇살 속에서 나비처럼 유영하는 정상명을 꼭 어디선가 본 것만 같다. 누구를 닮았을까. 그렇다. 타샤 튜더 할머니다. 나는 그가 펼친 환경운동만큼이나 그의 그림과 글을 사랑한다. 그것들은 아날로그 세대인 나의 마음을 때로는 미소로, 때로는 뜨거운 공감으로 적신다.” -정기용(건축가)

“제가 만난 그 어떤 사람보다 ‘풀꽃’ 같은 삶을 살고 계시는 분이 여기 있습니다. 그늘에 앉아 있다가 양지쪽으로 나가는 것을 두고 햇빛의 바다에 ‘풍덩!’ 빠진다고 얘기하는 분입니다. 자기 집 거위는 개밥을 빼앗아 먹는 대가로 주둥이로 강아지에게 전신 마사지를 해준답니다. 간절한 마음으로 소원을 빌면 그대로 이루어지는 꽃나무를 마당에 기르고 있답니다. 그 밖에도 재밌고 아스라한 이야기들이 봄날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릅니다. 저는 이 여인에게 ‘풀꽃풍덩’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싶습니다.”
-바우 황대권(생명평화일꾼, 『야생초 편지』 저자) 


아름다운 환경운동가 정상명의 첫 번째 산문집

비오리, 갯돌, 억새, 골목길, 백합조개, 지렁이 등 사람이 아닌 자연물에게 ‘풀꽃상’을 드리면서 자연에 대한 존경심을 회복시키는 운동을 펼쳐온 ‘풀꽃세상을 위한 모임’(이하 ‘풀꽃세상’)의 창립자인 정상명, 화가이자 환경운동가가 첫 산문집을 출간했다.
지난 11년간 다양한 매체에 기고해온 글을 묶은 이 산문집은, 눈앞에서 딸이 재가 되어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아야만 했던 한 어미의 비탄과 통한뿐 아니라, 고통과 분노를 끝내 감사와 나눔으로 되갚은 부드럽고 따듯한 모성을 보여주는 글들을 담고 있다. 회원들 사이에서 이미 묵직한 감동을 불러일으키며 화제가 되어온 이 글들은, 저자가 만든 ‘풀꽃세상’이 낮고 조용한 목소리로 마음을 흔들어놓는 환경운동을 펼쳐왔듯, 읽는 이의 가슴을 정화시키고 잔잔한 감동으로 물들인다.
본문에는 화가이기도 한 저자의 그림 30여 점과 일상의 모습을 찍은 사진이 수록되어 있다. 저자는 환경운동에 뛰어들기 전, 비상업 갤러리를 운영하며 전시 공간이 없는 가난한 화가들에게 무료로 전시 기회를 주었다. 풀꽃세상 창립 후 갤러리는 접었지만 그는 화가로서 여러 단체의 로고 및 책표지 작업, 시민운동계에서 부탁하는 미술 작업은 기꺼이 해왔다. 일명 손바닥 달력으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풀꽃달력(가로세로 8센티미터)도 해마다 그의 그림을 싣고 있는 터다. 본문에 실린 청회색톤의 유화와 밝고 경쾌한 색조의 색연필화는, 때로는 처연한 슬픔을 노래한 글과 때로는 섬세하고 따듯한 감성의 글과 어우러져 산문의 품격을 높여주고 있다.

“딸을 잃은 깊은 슬픔, 풀꽃을 피우다”

1999년, 10여 년 동안 운영해왔던 비상업용 화랑 ‘녹색갤러리’를 닫고 저자가 환경단체 ‘풀꽃세상’을 창립한 데에는 당시 스물네 살이었던 첫째 딸을 화재 사고로 잃은 그의 슬픈 개인사가 배경에 있다. 자식을 불의의 사로로 잃은 어미의 삶은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슬픔과 분노로 가득 찼다. 그러나 비탄과 통곡은 절망만을 안겨주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의 정신은 딸의 죽음 이후 더욱 맑아졌고, 더 이상 생에 대해 질문하지 않게 되었다. 생에서 구해야 할 진정한 가치를 찾았기 때문이다. 그가 찾은 해답은 바로 ‘산다는 것은 축복이자 감사’라는 것, ‘어떤 경우라도 함부로 살면 안 된다는’ 생에 대한 전면적인 긍정이었다.
가시 없는 식물처럼 여리고 착했던 딸이 원하던 세상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풀꽃운동에 뛰어든 그가 뭇 생명들에 대해 남다른 감성을 가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길가에 핀 풀꽃이나 나무, 한 집에서 어울려 살아가는 개나 거위, 먼 산에서 지저귀는 새 등 어느 것 하나 그에게 경외심을 불러일으키지 않는 생명은 없다. 생명에 대한 존경심을 일깨우는 일은 풀꽃운동의 가장 중요한 모티브이기도 한데, 이는 그가 인간과 ‘함께 사는 이웃들’로 자연을 생각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자신이 가진 것 혹은 누리는 것을 어떤 형식으로든지 다른 이들과 나누어야 한다는 의식은 그가 풀꽃운동을 시작하기 훨씬 전부터 지녔던 것이다. 그런 나눔의 정신이 ‘추운 겨울날, 찾아온 걸인에게 소반의 먼지를 닦아 따뜻한 밥과 국을 차려주시던 어머니’에게서 비롯되었다고 믿듯, 그가 떠올리는 유년 시절 기억 속에는 따듯하고 훈훈한 일화들이 많다. ‘편지’와 ‘트랜지스터’가 구시대 유물이 되어버린 시대, 사람들은 “왜 그래야 하는지도 모르면서” 바쁘게 살아가고, 세상은 “다양한 만남”만 권고한다. 아직도 무의식적으로 ‘깊은 만남’을 원하고, “생에서 만나고 보는 모든 것들을 즐기며 천천히 살아”가겠다고 나지막이 다짐하는 저자의 독백은, 속도와 경쟁에 치여 삶에 대한 주도권을 잃어버린 우리네 일상을 조용히 뒤돌아보게 하는 온화한 힘이 있다.

■ 차 례
머리글

1부 눈 그친 저녁
풀도 잠을 잡니다
파부인
흰 꽃송이
꽃짐
밤은 밝다
저는 꽃 도둑입니다
민들레 피리
뽕나무 아래 모기장을 쳤습니다
어린 가래나무에게
초봄 아침
떨켜와 얼음의 시간
눈 그친 저녁

2부 명랑한 저 달빛 아래
공중에 음악을 매달고
짧은 불안, 오랜 습관
성격
한밤중에 바느질을 하다가
빨래터에서
새우젓 항아리
명랑한 저 달빛 아래
제대로 질문하기
흐린 날의 기도
트랜지스터가 생겼습니다
“인생은 짧으니 오롯이 즐겨야 한다”
편지
도서관 언덕길을 오르며

3부 내 마음속의 종달새
우체통 속의 새
고운 빛은 어디에서 왔을까
내 마음속의 종달새
빼빼와 꿋꿋씨
내가 이름 붙인 새들
나비, 꽃이 꽃에게 보내는 러브레터
거위 알
달밤에 낙엽을 태우다가
뽕나무야, 고마워
네팔의 평등주의
그늘에 앉으셨나요?

4부 칠칠회관 댄서
익중이
샨티
천사는 2%가 부족하다
산으로 출근하는 사람
어머니한테 물든 우리 모녀
풍덩 보일러
영철이와 영식이
사해춘 만두
기억의 저편에 작은 도시가
칠칠회관 댄서

■ 책 속으로
이제야 저는 낙원에 대해 조금 알게 되었습니다. 전에는 낙원은 행복만 가득 차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낙원에 대한 오해였습니다. 낙원이란 삶과 죽음이 함께 있는 곳입니다. 삶과 죽음은 등이 붙어 있는 일란성 쌍둥이와 같습니다. 그들은 분리된 하나입니다. 그러기에 산다는 일은 곧 죽는 일이기도 합니다. 죽음이 가까이 있기 때문에 삶이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게 된 것입니다.
-35쪽

정상명 -화가 환경운동가. 1950년 출생. 젊은 날에는 문학과 미술을 공부했으며, 비상업용 화랑인 ‘녹색갤러리’를 10년 동안 운영했다. 이후, 화랑을 접고 세상을 떠난 딸의 이름(千草英)1999년 환경단체 ‘풀꽃세상’을 창립해 새나 돌멩이, 꽃과 길, 자전거와 지렁이 등에게 ‘풀꽃상’을 드렸다. 그가 만든 환경단체는 거부와 항의의 운동 방식과는 다르게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감수성을 회복하려는 부드러운 공감의 운동을 펼쳤다. 시민이 곧 단체의 진정한 주인으로서 서로 헌신하는 특별한 열기 속에서 회원들과 같이 배우고 성장하는 경험을 했다.
화가로서 개인전 5회 및 7년 동안 단체 재정을 위해 8센티미터짜리 ‘풀꽃달력’을 발행했으며, 환경운동과 관련된 다양한 그림들과 여러 단체의 로고 및 책표지 작업을 하기도 했다. 1993년 산문집, 『꽃잎 뒤에 숨은 사람』을 펴냈으나 곧 절판되어, 이 책 『꽃짐』이 첫 산문집인 셈이다. 현재 풀꽃평화연구소 대표로서 웹진 ‘풀꽃평화목소리’를 발행하면서 서울과 춘천을 오가며 자연과 시골의 이웃들이 가르쳐주는 것들을 겸손한 마음으로 배우고 있다.

* 이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