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냇물아
* 2007년 문광부 선정도서 / * 2007년 시사인 '올해의 환경책'선정 /
* 제2회 가천환경문학상 수상

최성각 / 녹색평론사 / 312쪽 / 11,000원 / 2007년.


이 산문집은 작가 최성각이 그의 본업인 소설을 쓰는 틈틈이, 한가로운 시간에 쓴 글들을 모아놓은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것은 그가 본업을 제쳐두고 온 몸과 마음을 다 바쳐 쓴 글들이다. 지난 15년 넘게 ‘환경판’의 뛰어난 글쟁이로서 새로운 삶을 적극적으로 개척해온 최성각에게 있어서는, 전통적인 의미의 소설형식이 아니라 이 책에 실린 자유로운 산문이야말로 작가로서의 그의 가장 중심적인 업적을 구성한다고 할 수 있다.
1990년대 이후, 이 사회에서 문학적 행위가 갖는 의미는 확실히 많이 달라졌다. 냉전체제의 해소가 사실상 야만적인 시장원리주의의 전세계적 지배를 의미한다는 것이 점차로 분명해져 가는 상황 속에서 문학 역시 일개 소비상품으로 전락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시대의 압력이 아무리 크고, 전통적인 의미의 문학과 인문정신이 쇠퇴일로에 있다고 하더라도, 살아있는 인간정신이 완전히 꺾여질 수는 없는 법이다.

원래 최성각이 ‘환경운동’에 관계하게 된 것은 상계동 쓰레기 소각장 건설 저지운동에 가담하는 개인적 체험을 통해서였다. 그러나 그의 진정성은 이 사건을 단순히 한때의 고통스러웠던 개인적 경험으로 기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경험의 역사적·사회적·문명사적 의미를 치열하게 성찰했다는 데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는 갈수록 어리석고 탐욕스러워지는 이 시대 주류문화의 ‘상식’에 용기있게 맞서서 ‘생명’과 인간적인 가치를 옹호해 올 수 있었던 것이다.

오늘날 ‘환경’과 ‘생명’을 걱정하고, 인류문명의 장래를 염려하는 지식인, 작가는 어느 때보다도 많아졌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런 관심과 염려를 이 시대의 삶과 사상의 근본적인 방향전환으로 연결시키기 위한 노력이다. 그런 점에서, 이러한 문제에 대한 치열한 인식과 실천 위에 씌어진 최성각의 글들은 지금 이 나라에서 가장 필요한, 그러나 아직도 찾아보기 어려운, 진정한 문학적 발언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최성각
작가. 1955년 강릉에서 출생했다. 중앙대 문예창작과와 같은 대학 예술대학원에서 문학을 공부했으며, 198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중편소설 부문으로 등단했다. 90년대 초 상계소각장 반대운동에 빠져들었으며, 몇 대학에서 시간강사 일을 하다가 1999년 환경단체 ‘풀꽃세상’ 창립에 참여했다. 새만금 때문에 ‘삼보일배’라는 말을 만들고, 2002년 첫 삼보일배를 진행했다. 4년의 시민운동 이후 단체를 회원들에게 넘긴 뒤, 2003년 ‘풀꽃평화연구소’를 개설해 서울과 시골을 들락거리는 생활을 하고 있다. 『잠자는 불』, 『택시 드라이버』, 『사막의 우물 파는 인부』, 『부용산』 등의 소설집을 펴냈으며, 제2회 교보환경문화상을 받았다. 현재 「녹색평론」 편집자문위원이다.

■ 차례

책머리에 5
1. 내 등판은 거위 놀이터다
내 등판은 거위 놀이터다 15 / 논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27 / 아주 작은 마을까지 엄습한 종자전쟁 30 / 시드는 풀을 바라보며 배운다 35 / 흰둥이의 짧고도 고독했던 일생 38 / 실패로 돌아간 나의 자동차 이혼기 42

2. 코스모스를 노래함
풀잎 위의 청개구리 눈알 49 / 돌밭에서 줄기세포를 생각하다 53 / 버려진 것들의 생명력 57 / 길을 잃은 토건국가 61 / 부강한 나라가 아니라 ‘아름다운 나라’를 65 / 히말라야의 산적들 69 / 인간이 곧 자연의 재앙이다 73 / 코스모스를 노래함 77 / 달밤에 말벌집을 떼내다 81 / 무위당(无爲堂)이 그립다 85 / 생명의 신비를 회복하자 89 / 들녘을 달리는 신(神)들의 소리 93 / 봄이 오면 접시꽃을 심어야 한다 97 / 오백년 동안 참았던 목소리 101 / 에루아 에루얼싸, 새만금 105 / 달려라 냇물아 109

3. 새나 돌멩이에게 상을 드리는 사람들
새나 돌에게 상을 드리는 사람들 115 / 할아버지 지고 가는 지게에 활짝 핀 진달래가 125 / 지렁이에 대한 참을 수 없는 존경심 139 / 자유독립공화국 ‘풀꽃나라’ 탄생의 역사 145 / ‘자전거 나라’를 위하여 150

4. 히말라야에서 배운다
히말라야 산사람들에게 배운다 155 / 소 한 마리 잡지 못하는 히말라야 사람들 158 / ‘오래된 미래’는 라다크에도 없었다 163 / 네팔 여성 찬드라에게 사죄해야 하지 않겠는가 183 / “히말라야 같은 마음으로 용서해주십시오” 203

5. 산에 손가락질을 하지 말라
인디언은 ‘인디언’이 아니다 221 / 산에 손가락질을 하지 말라 224 / 헬레나 한국방문의 의미 227 / 사상강좌는 우리 시대의 구명보트였다 230 / 달라이 라마 방한거부로 얻을 국익은 사양하련다 233 / 끝없는 경제성장, 가능하지 않다 236

6. 길 위에서 깊어지는 수밖에 없다
‘핵’ 깡패들 241 / 부안에 다녀와서 244 / 황사와 공약(公約) 248 / 장마가 변했다 251 / 투발루의 비극 254 / 슬픈 우리 시대, ‘우리’는 누구인가 258 / 이제는 ‘생명평화’다 261 / 환경운동은 범죄자들과의 싸움이다 263 / 정말 시간이 없다 266 / 길 위에서 깊어지는 수밖에 없다 269 / 소각정책, 망국으로 가는 길 273

7. 피 묻은 국익
신부님을 울리지 말라 293 / 피 묻은 국익 296 / 지금이 곧 철군할 때다 299 / 점령당한 자의 의무를 다하기를 302

* 녹색평론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