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사상 키워드

오제키 슈지 외, 김원식 譯 / 알마 / 300쪽 / 22,000원 / 2007.


이 책은 일본 환경생태 연구와 실천 활동을 대표하는 전문 연구자 34인이 환경사상과 환경문제의 기본 용어·핵심 개념·중요 인물 그리고 그 발생과 발전의 역사를 153올림말(표제어)에 담아낸 것이다.
일찍이 공해문제가 나타났고 일찍이 환경사상과 생태운동이 꽃핀 일본에서도 이와 같은 방법으로 환경사상의 내용과 역사를 자연스럽게 보여준 단행본 기획과 출간은 이 책이 처음이다.
또한 글쓴이와 엮은이 들은 원고 기획 단계에서부터 용어 제시는 기본으로 하고, 일반인과 학생들에게 ‘해설서’ ‘입문서’ 노릇을 할 수 있는 단행본을 염두에 두고 원고 생산에 참여했기 때문에 153항 풀이와 서술은 용어나 개념을 다룬 여느 책과는 달리 명쾌하고 일목요연하다. 생태환경의 키워드를 하나하나 확인하는 동안 환경사상의 전체상과 흐름을 개관할 수 있는 체계다.

21세기 지식의 최전선에 ‘환경사상’이 있다
오늘날 환경문제는 단 하루도 언론 보도에서 빠질 날이 없다. 황사·스모그·상하수도·쓰레기·식품 문제들은 물론 2007년 1월에 터진 다보스 포럼의 지구 온난화 의제와 지구 온난화에 따른 지구 멸망 경고, 세계적인 천체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의 “지구 온난화가 테러보다 더 위험하다”는 경고(2007년 1월 17일) 들은 섬뜩하다.
부안·군산·경주를 뒤흔든 핵발전소·핵폐기장 사태와 동강댐, 새만금 문제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환경’은 우리 삶과 생존에 직결되는 문제다. 경고의 목소리는 점점 커져만 가고 시민사회·학계·학교·언론은 나날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그만큼 언론 보도와 단체 활동에 참고할 용어집을 겸한 입문서-개설서에 대한 요구는 넘친다. 하지만 당장 그에 값할 책을 찾기는 힘든 형편이다. 『환경사상 키워드』는 그런 필요를 만족시킬 내용과 체계를 갖추고 있다.
예컨대 자연에 대한 ‘보호’ ‘보존’ ‘보전’의 개요를 한눈에 파악하고자 할 때, 지금 미디어에서 유행어가 되다시피 한 ‘생태학(에콜로지)’이 제자리에서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미심쩍을 때, 생태학이 변주된 ‘생태여성학(에코페미니즘)’ ‘에코파시즘’ 들의 역사적 전개 과정이 궁금할 때 바로 이 책을 펼쳐보면 된다. 비록 이 책이 일본 소장학자들의 손에서 나온 성과이긴 하지만 당장 개념의 정확한 이해를 통한 개관이 아쉬운 우리 시민사회·학계·학교·언론에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것이 분명하다. 또한 한국판 ‘환경사상 키워드’를 구상하는 데에도 이정표가 될 것이다.

타당성과 설득력의 척도―환경
‘환경사상’은 ‘환경문제’ 안에 머물지 않는다. ‘환경’ 파괴는 생존 조건의 붕괴로 이어지고 있다. 전지구적 차원의 생존 위기에 직면한 오늘, 인류의 지식과 담론은 ‘생존’ 문제에 수렴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환경사상은 21세기 지식의 최전선에서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환경사상은 더 이상 소수집단의 선언이나 단편적인 상상이 아니다. 환경사상은 이제 사회학·경제학·교육학·법학·농학·공학·여성학·철학·자연과학·기술과학·인류학, 나아가 건축과 디자인 등, 인류가 지금까지 생산한 지식의 전 분야를 가로지르고 있다. 나아가 ‘환경’과 ‘환경 감수성’은 이제 모든 학문과 지식의 타당성과 설득력의 척도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글쓴이와 엮은이 들은 환경사상을 ‘21세기의 새로운 문명사상’으로 파악한다. 이 책이 이마니시 긴지, 네스, 뮤어, 슈마허, 스톤, 요나스, 폴라니에 이르는 인물이라든지 대체기술, 지속 가능성, 환경세계, 현상학에 이르는 범주를 폭넓게 다룬 이유도 그 때문이다. 지난 시대의 거대담론을 대체할 방법론이 절실하게 요청되는 오늘, 이 책은 인류의 고민과 모색이 어느 방향으로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그린 새로운 지식의 지도가 될 것이다.

저마다 다른 해석: 시민사회·연구 집단·기업·미디어 사이의 간격
이제까지 많은 ‘환경책’이 출간되었다. 그러나 용어부터 세심하게 설명해준 개설서 겸 입문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평소 연구와 활동 속에서 이에 대한 아쉬움을 뼈저리게 느끼던 글쓴이와 엮은이 들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환경사상’의 새로운 의의를 염두에 두고 널리 다른 학문 분야를 아우르며 학생, 연구자, 시민, 활동가 모두가 쉬이 읽고 활용할 만한 단행본을 펴내고자 했다.
이들의 고심과 노력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환경’이라는 의제를 앞에 놓고, 현장 활동가·시민사회·학교·연구자 집단·기업·미디어 사이에는 상당한 간격이 존재한다. 여러 계층의 다양한 사람들이 제 나름의 방식으로 ‘환경’을 이해하고 활용하고 있다. 심지어 유행이라도 타겠다는 듯 과시적으로 ‘환경’을 ‘소비’하기도 한다. 이 책의 출간은 그런 다양한 환경 이해 또는 활용 방법을 그 뿌리에서부터 되짚게 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책의 구성
본문 올림말(표제어)는 ‘큰 항목’과 ‘작은 항목’으로 나누어져 있다. 이 책 구성과 체계의 특징은 올림말과 올림말, 올림말과 풀이말 사이의 긴밀한 네트워크에 있다. 즉 ‘작은 항목’은 ‘큰 항목’이 담은 내용이나 개념에 대한 안내자 노릇을 하며, ‘큰 항목’은 환경사상 속에서 ‘작은 항목’의 위상을 드러내는 가늠자 노릇을 한다.
키워드 저마다도 다른 키워드로 가지를 뻗는다. 예를 들어 ‘환경’은 ‘국제조약’ ‘농업’ ‘시민운동’ ‘법’과 같은 범주로 의미의 범위를 넓혀 나가며 그 풀이말에 등장한 용어·개념·인물·역사는 다른 올림말 또는 풀이말 속 키워드와 연결된다.

1)‘큰 항목’
환경사상에서 그 위상과 의의가 도드라지는 52항목을 담았다. 공공성과 환경문제’ ‘동물의 해방과 권리’ ‘시장원리와 환경문제’ ‘인구문제와 생태’ ‘자연의 보호: 보전과 보존’ ‘지속 가능성’ ‘환경과 국제조약’ 등 굵직굵직한 올림말의 개요·역사·주장·쟁점·비판·현황·전망 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2)‘작은 항목’
다양한 개념·범주·인물을 다룬 101항목을 담았다. 그전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용어·개념·인물까지 글쓴이와 엮은이 들의 새로운 문제의식 아래 환경사상 네트워크 속에서 마땅히 다루어야 할 주제로 재조명되고 있다.
이 책의 다채로운 올림말 구성과 신선한 키워드 설정 자체가 학문의 모든 분야를 가로지르고 있는 21세기 환경사상 전개의 현황을 잘 보여준다.

“주장이 다양한 환경사상이 누구에 의해, 어떻게 대두됐고 그 과정에서 어떤 논쟁을 거쳤는지 두루 이해할 수 있다면 환경운동에 힘이 생길 것이다. 독자에게 핵심을 세심하게 정리해 친절하게 안내하는 『환경사상 키워드』는 환경운동의 인식론적 기반을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준다. 다양한 생태주의 유파와 그 사상가와 사상은 물론이고 반다나 시바와 제레미 리프킨과 같이 우리에게 잘 알려진 생태주의 저술가도 조명하니 반갑다. (…) 『환경사상 키워드』를 덮으며, 환경이 위기를 맞은 오늘, 내일의 생태주의를 꿈꾸는 젊은이들을 더욱 기대하게 된다.”
― ‘추천글’에서(인천도시생태·환경연구소 소장, 박병상)

“환경사상을 새로운 시점에서 보는 개설서나 입문서가 요구되고 있다. 이 책은 환경윤리학과 환경철학을 중심에 두고 널리 다른 학문 분야까지 아울러 학문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도 이해하기 쉬운 환경사상 해설서를 만들고자 하는 의도로 기획되었다. (…) 현대에 와서 다방면으로 전개되고 있는 환경사상의 키워드나 기본적인 용어는 거의 다 다루었다. 독자들은 각자 관심 있는 항목을 읽어가면서 다채롭게 전개된 환경사상의 구체적 이미지를 파악하고 환경문제에 대한 나름의 사상적 접근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 ‘머리말’에서

글쓴이
도다 기요시(戶田淸) 등 34인. 글쓴이 가운데 도다 기요시는 저서 『환경학과 평화학』 『환경정의를 위하여』의 한국어판을 통해 한국 환경운동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연구는 물론이고, 생태환경·반전·평화 운동을 아우르는 활동을 실제로 펼치고 있으며 한일 시민연대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책의 한국어판 출간에도 많은 도움을 주었다.

엮은이
오제키 슈지(尾關周二)는 도쿄농공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환경과 정보의 인간학: 공생·공동의 사회를 향하여』 『언어 커뮤니케이션과 노동의 변증법』 들을 썼고, 『환경철학의 탐구』를 엮었다. 오제키 슈지 또한 한일 시민연대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도다 기요시와 마찬가지로 이 책의 한국어판 출간에도 많은 도움을 주었다.

가메야마 스미오(龜山純生)는 도쿄농공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쓴 책으로 『거짓말의 윤리학』 『현대 일본의 종교를 다시 묻는다』 『중세 민중사상과 법연정토교』 들이 있다.

다케다 가즈히로(武田一博)는 오키나와국제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쓴 책으로 『시장 사회에서 공생 사회로』 『환경윤리학의 현재』(공저), 『환경철학의 탐구』(공저) 들이 있다.

옮긴이
김원식은 1923년 충북 괴산에서 태어났고 국대안 반대 투쟁을 겪으며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중퇴했다. 한국 환경운동의 여명기에 공해추방운동연합에 참여했으며 지금은 반핵반전운동에 몰두하고 있다. 도다 기요시의 『환경학과 평화학』 『환경정의를 위하여』를 한국어로 옮겨 소개했으며, 그 밖에 『위험한 이야기』 『지구를 파괴하는 범죄자들』 『시민과학자로 살다』 『지금 자연을 어떻게 볼 것인가 』 등 많은 책을 옮겼다.

*알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