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꽃을

장미영 외, 북스토리, 216쪽, 10,000원, 2010.



어쩌다가 일이 이처럼 사막스럽게 꼬여버렸는지 모를 일이었다. 세도꾼 행패에 뒤엎어진 사반상 뒤처리도 이쯤 용천스럽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송백찬은 꾸욱꾸욱 눌러 참았던 불길 같은 한숨을, 하아- 내뿜고 말았다.
옆자리의 최가도, 바로 뒷자리의 박가도, 깊은 팔짱을 낀 채 입술들을 앙다물었다. 둘 다 말뚝잠을 자는 양 잘끈 눈을 감고 있지만, 마음속으로는 활활 달아오르는 통한의 불길들이 일매질 것이었다. 박가는 설레설레 머리통을 내젓다가 고대 할할 가쁜 숨을 내쏟고, 최가는 못 먹을 것을 넘겼을 때처럼 입아귀를 올강거리고 있다.

                                    * 천승세의 '한천(寒天)'에서(16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