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태평양의 은빛 영혼
연어를 찾아서

프리먼 하우스 / 천샘 옮김 / 돌베개 / 270쪽 / 12,000원 / 2009



삶의 토대인 자연과 관련된 원초적인 공동체 경험과 토템을 잃어버린 우리 시대는 더 이상 자연에 공손하지도 않고, 인간으로서 끝없이 깊어져야 하고 성장해야 하는 신성한 의무마저도 송두리째 잃었다. 그러나 섬세하기가 연어 지느러미 같고, 고집스럽기가 연어의 회귀본능을 닮은 한 사내는 연어를 땅의 혈맥으로 느끼는 장엄한 상상력을 통해 우리가 힘써 회복해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감동적으로 묻고 있다. 사내가 보여주는 자연에 대한 인식은 정교하면서도 깊고, 그 표현은 예민함과 진저리칠 정도의 충실로 일관해 책을 읽는 내내 우리 살갗에 연어의 지느러미가 스치는 듯한 황홀한 느낌에 사로잡히게 한다. 이 책은 연어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산과 대양에 대한 이야기이고, 무엇보다도 인간이 걸어왔고, 걸어갈 마땅한 길에 대한 서사시다. 이토록 아름답고 섬세하면서 울림이 큰 매력적인 기록은 단언컨대 참으로 흔치 않다.

                           최성각(작가·풀꽃평화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