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우리는

위베르 리브 외, 이선주 옮김 / 검둥소 / 135쪽 / 8,500원 / 2009



재미있게 읽되 충실하게 현실을 반영함으로써 외면하면 안 될 현실을 직시하기로 약속된 소설이라는 장르가 아직도 위로와 구원을 제시하고 있을까. 환경문제를 다룬 이 책에 담긴 소설들은 어설픈 위로와 쉬운 구원을 제시하기는커녕 고통스러운 독후감을 촉구한다. 프랑스 부유층의 좋은 가구를 위해 아마존에서 벌목 도적들이 날뛰고, 물 때무에 살인을 저지르고, 비닐봉지 때문에 죽어 가는 새끼 고래와 부모 형제의 죽음이 서육 때문이었기에 석유 관을 폭파하는 체첸의 소년 이야기가 어떻게 즐거울 수 있을까. 프랑스의 현실을 담고 있으되 이 책이 담고 있는 세계는 바로 석유 문명과 과도한 소비문화에 젖어 좋은 미래를 꿈꿀 수 없는 여기 우리의 현실이기도 하다. 상업주의와 결탁된 ‘즐거운 한국 문학’은 지금 이 자기 파멸적인 문명에 대해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고 있다. 좋은 문학이 진짜 현실을 담지 않은 적은 없다. 이 책에 담긴 소설들로 우리가 답답함과 깊은 통증을 느낄 때, 그때 비로소 우리는 ‘내일’을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최성각(작가·풀꽃평화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