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10월의 책

꽃의 나라

이브 파칼레, 이세진 옮김, 해나무, 295쪽, 12,000원, 2007년



“꽃의 나라로 떠난 나의 순례는 미美를 넘나드는 여행이었다”
꽃은 아름답다. 그리고 인간은 꽃이 선보이는 형형색색의 색채와 감미로운 향기와 달콤하게 흘러내리는 화밀에 감탄한다. 그러나 그 감탄은 지극히 인간중심적이다. 우리가 흔히 ‘꽃말’ 이라는 부르는 것들은 꽃에 대한 감상을 지극히 인간의 위치에서 평가한 것 이상이 아니다. 사실 꽃의 아름다움은 인간을 위함이 아니며, 식물계에서 통용되는 성(性)적 언어의 극치이다. 꽃은 종자를 남기기 위한 열정이며, 종족 번식을 위한 장치이다. 꽃들은 순결을 상징하는 백합이든, 사랑을 의미하는 장미든 오로지 교접의 욕망에 충실할 뿐이다.
저자는 꽃들이 벌이는 사랑의 유희와 그들이 드러내는 식물성의 성기에 감탄한다. 꽃들이 펼치는 제각각의 아름다움은 긍정할 수 있는 자연의 포르노그래피라고 이야기한다. 더불어 꽃이라는 장치를 통해 탁월하게 종자번식을 하게 되기까지 식물 진화의 역사가 어떻게 이루어져왔는지 상세히 설명해준다. 각 장의 끝을 장식하는 야생적 사유는 자연에 대한 감수성을 엿볼 수 있는 파칼레 문장의 백미이다. 그는 야생화를 보며 느낀 단순한 감상의 읊조림에서부터 섭생의 과학으로 대변되는 현대인의 음식에 대한 강박관념에 대한 비판에 이르기까지 산과 들을 다니며 자극받은 결과물들을 순도 높게 서술한다.
『꽃의 나라』는 문학과 과학, 자연주의와 시정(詩情)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읽음직한 문장을 선사한다. 어디든 씩씩하게 전진하는 그의 다리, 화밀을 음미하는 그의 호기심 가득한 혀끝, 색색의 꽃잎을 어루만지는 그의 낭만적인 시선은 꽃의 나라로 떠난 파칼레의 순롓길을 풍성하게 만드는 힘이다.

■ 차 례
들어가는 글 페티시즘 고백
노사제 루이 ㅣ 포르노그래피에 대한 찬사

1. 유년기 꽃잎의 완벽함
자유 작문 ㅣ 사랑을 위해 태어난
야생적 사유 지구의 일곱가지 넥타

2. 진화 뉴질랜드 사우슬랜드기원에 얽힌 수수께끼
방랑자 곤충 ㅣ 정신 나간 사생아
야생적 사유 나의 버섯 같은 면모

3. 진화 오클랜드 섬, 뉴질랜드해조의 탄생
적과 백 ㅣ 에너지 ㅣ 떠다니는 무리 ㅣ 육지공략
야생적 사유 영원한 기쁨

4. 진화 비이워비에자 삼림지대숲의 등장
이끼의 상륙 ㅣ 고사리류, 은행나무, 침엽수 ㅣ 꽃부리의 시대
야생적 사유 향기도둑

5. 진화 일본목련의 산
수수께끼의 씨앗 ㅣ 목련의 기적 ㅣ 시대의 생존자 ㅣ 목련의 딸들
야생적 사유 골족의 행복을 기리며

6. 생식 황홀경의 향기
궁극의 변태성 ㅣ 벌거벗은 결혼
야생적 사유 민들레의 끈기

7. 생식 사랑의 먼지
가루 꽃 ㅣ 두개의 핵 ㅣ 수분의 기적 ㅣ 미묘한 동물애
야생적 사유 여름 소나기의 행복

8. 다양화 모래의 딸들
아름답고 기이한 ㅣ 모래마당에서 살아가기 ㅣ 물을 얻기 위한 대가 ㅣ 소금의 맛
야생적 사유 자연의 약물

9. 다양화 연꽃물의 꿈
물에 대한 요구 ㅣ 액체성의 사랑 ㅣ 식물학 정본
야생적 사유 두 가지 템포의 작은 음악

10. 다양화 용담속고지대의 공주님들
꽃부리 치마 ㅣ 유형과 모델 ㅣ 태양열 서민주택
야생적 사유 꽃들의 전쟁

11. 다양화 파인애플과쓸모없는 꽃
공기의 딸들 ㅣ 작고 미지근한 연못 ㅣ 라이프니츠의 모나드 ㅣ 식물학 정본
야생적 사유 꽃들의 노예

12. 산책 콤포스텔라의 꽃들
입으로 느끼는 꽃 ㅣ 오베르뉴의 행복 ㅣ 광대한 석화질 고원 ㅣ 피레네 산책 ㅣ 칸타브리카 산맥을 넘어서
야생적 사유 꽃에 대한 애정 선언

13. 산책 로키 산맥의 툰드라
채색삽화를 그려 넣는 이들 ㅣ 산중의 노인 ㅣ 풀밭, 돌더미, 계곡 ㅣ 높은 곳의 물망초
야생적 사유 머리로 먹는 사람

14. 산책 과들루푸수프리에르에서 피는 꽃들
하얀 고무나무, 붉은 고무나무 ㅣ 발기나무 ㅣ 시테른과 수프리에르
야생적 사유 밀, 내가 먹은 형제

15. 산책 에구알 산에서 자라는 풀들
분홍바늘꽃과 디기탈리스 ㅣ 나의 식물학적 영혼.... ㅣ 오르 드 디외 수목원 ㅣ 거대한 라플레시아
야생적 사유 고약한 버섯을 짓이려라!

16. 그 밖의 이야기 선인장의 정신
선인장의 고장 ㅣ 가시관솔과 늑대인간 나무 ㅣ 광란의 색채 ㅣ 머리통에 직격탄 ㅣ 성소로의 순례
야생적 사유 향기롭고 작은 난

17. 내가 좋아하는 꽃 민들레초원에 널린 금화들
민들레는 몇 종이나 있을까? ㅣ 근친상간과 처녀생식 ㅣ 방랑자의 미덕
야생적 사유 순수를 희롱하다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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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 파칼레(Yves Paccalet)
1945년 프랑스 사부아 지방에서 태어났다. 고등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소르본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던 중 68혁명에 가담하며 격동의 세월을 보냈다. 그 후 프랑스의 유명한 탐험가인 자크 이브 쿠스토 함장의 탐사에 동참해 15년간 칼립소 호를 타고 항해하며 자연학자로서의 소양을 쌓았다. 『테르 소바주』『누벨 옵세르바퇴르』『피가로』등 프랑스 유수의 잡지에 다양한 글을 기고하고 있다. 저서로는 『걷는 행복』『바다 나라 여행』『산의 나라 여행』『자연의 학교』『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행길』등이 있다. 그의 문장은 어린 아이의 천진난만하고 장난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지만, 그 안에는 생명과 자연에 대한 성찰이 가득하다. 현재 이브 파칼레는 생태학자, 식물학자, 동물학자, 철학자, 자유기고가의 이름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 인터넷 교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