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10월의 책

교양 모든 것의 시작

서경식 외, 이목 譯 / 노마드북스 / 214쪽 / 12,000원 / 2007



■ 『교양, 모든 것의 시작』에 대하여
2003년 교토경제대학에서는 서경식 교수를 주체로 일본의 카토 슈이치 박사와 미국의 노마 필드 교수를 강사로 초빙해 「‘교양’의 재생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특별강연회를 개최했다. 그 목적은 현대에서 ‘교양’이 지닌 의미를 거듭 심사숙고하는 일이었다. 이 프로그램에서 펼쳐진 강연 기록과 그에 따른 대담을 책으로 엮어 생생하게 세 지성인의 의견을 들을 수 있다.
1장은 서경식의 강연내용이 수록되어 있고 2장과 3장에는 카토 슈이치와 노마 필드의 강했던 카토 슈이치와의 대담을 담은 기록이며 5장은 서경식의 교양에 대한 견해이다.

왜, 지금 ‘교양’인가?
첫 장에서 서경식은 이 시대의 인문교양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지금 그것이 온전한 가치로 버텨나가고 있는지에 대해 서경식은 ‘아니’라고 말하며 현재 교양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그 모습을 제시해준다. 그리고 가치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 이 인문교양을 어떻게 살려내는가에 질문을 던진다.

‘교양’의 재생을 위하여
카토는 일본의 예를 들며, 일본에서 인문교양이 만들어진 때와 어떤 이들을 주축으로 그것이 형성되었는지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인문교양이 왜 성장하지 못했는지에 대해, 전쟁으로 피폐해진 사람들이 실용주의를 찾고 과학적 기술 등 실생활과 밀접한 것들에 가치를 두기 시작했고 따라서 인간은 스스로 사고할 수 없을 정도로 기계화가 되고 야만화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역사적인 예로 자유와 민주주의 등 인간이 가져야 할 가치를 위해 싸운 세계 곳곳의 혁명 등을 들며 이제는 그런 힘조차 사라진 젊은 세대들을 우려한다. 자유와 상상력, 차별 등 이 세 가지가 지금 이 시대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이며, 이 시대에 교양을 부활시킬 수 있는 것이라며 그만의 사고와 해결방안을 제시해준다.

전쟁과 교양
미국의 노마 필드 교수는 부재한 인문교양의 대표적인 결과가 바로 전쟁이라고 말한다. 그는 미국의 예를 들었다. 이라크 전쟁은 인문교양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결과이며 더 이상 전쟁과 같은 재앙을 막기 위해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인문교양을 위해 타자에 대한 관심과 상상력이 필요하며, 그것을 위해 노력하고 참여해야 한다고 말한다.

교양은 무엇을 해결해 줄 것인가?
일본의 루쉰이라고 불리는 카토 슈이치는 의사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인류가 가져야 할 합리적인 정신과 세상을 바로 보는 눈의 중요성을 끊임없이 알리는 일본의 비평가이다. 서경식과의 대담을 통해 그가 인문교양의 중요성을 알게 된 계기, 그가 겪었던 전쟁에 대한 시각, 당시 일본 정권의 비합리성, 그 당시 세계 곳곳에서 일어났던 전쟁과 혁명의 체험 그리고 시대 상황에 대한 본인의 입장, 소련의 사회주의에 대한 견해, 급격한 테크놀로지의 발달에 따른 인문교양의 위치 등 이 시대를 대표할 만한 한 지식인의 성장배경과 급격하게 변하는 이 시대 속에 교양이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그가 가지고 있는 생각 등을 대담을 통해 엿볼 수 있다.

현대의 교양이란 무엇인가?
교양은 인간의 삶 속에 꼭 필요한 것이며 그것이 우리에게 기쁨을 가져다준다. 서경식은 프리모 레비의 예를 든다.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은 그가 결국 이 사회에서 자살을 택한 이유는 사회가 스스로 기계화가 되고 야만화가 되어가기 때문이며 그로 인해 조금의 기쁨도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러한 현실을 그대로 방치한다는 것 역시 기계화와 야만화를 자초하는 일이라고 말하며 말을 맺는다.

서경식
1951년 일본 쿄토에서 재일조선인 2세로 태어나 1974년 와세다대학 문학부 프랑스 문학과를 졸업했다. 『소년의 눈물』로 1995년 일본 에세이스트클럽상을, 『프리모 레비로의 여행』으로 마르코폴로상을 받았으며, 현재 도쿄케이자이대학 현대법학부 교수로 있다. 그밖의 지은 책으로 『나의 서양 미술 순례』, 『분단을 살다』, 『사라지지 않는 사람들』, 『청춘의 사신』등이 있다.

노마 필드
1947년 미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 도쿄에서 태어났다. 일본에서 아메리칸 스쿨을 졸업한 후, 미국의 대학으로 진학했다. 1983년 프린스턴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시카고대학 인문학부 동아시아언어문화학과장을 맡고 있다. 전공은 일본문학과 일본문화로, 2004년부터 2005년까지 1년 동안 오타루(小樽)시에 머물며 일본프롤레타리아문학과 코바야시 타키지를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개인적 체험에 충실하면서도 보편적 관심과 책임을 소홀히 하지 않으려는 그의 자세는 지식인의 한 전형을 보여준다. 국내에 소개된 저서로는 『죽어가는 천황의 나라에서』(창작과비평사, 1995), 『일본 허울뿐인 풍요』가 있고 그밖에 From My Grandmother's Bedside: Sketches of Postwar Tokyo와 And Then: Natsume Soseki's Novel Sorekara(1997) 등의 저서와 역서가 있다.

카토 슈이치
1919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1943년 도쿄대학 의학부를 졸업했다. 재학 중 문학에 심취하여'마티네 포에티크' 그룹에 참가했다. <잡종 문화>라는 문명비평서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대작 「일본 문학사 서설」로도 유명한 전방위 비평가이자 작가이다.
1960년 이후 캐나다의 브리티시콜롬비아대학 등에서 고전문학을 강의했으며 현재 리쓰메이칸 대학 국제관계학부 객원교수이다. 주요 저서로 『전후세대의 전쟁 책임』, 『시대를 읽는다: '민족' '인권' 재고』, 『가토 슈이치 저작집』(24권) 등이 있다.


* 인터넷 교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