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책

미래를 심는 사람

피에르 라비 외, 배영란 譯 / 조화로운삶 / 319쪽 / 13,000원 / 2007


서로 다른 노선에서 환경 운동을 펼치는 두 사람
현 문제의 근원인 ‘개개인의 의식 개혁’에 한목소리


아프리카 알제리 남부 태생인 피에르 라비는 젊은 시절 파리에서 노동자로 살다가 현대 사회가 추구하는 생산 제일주의의 부조리를 경험한 후 흙에 기대어 살고자 친환경 농업의 선구자가 되었다. 그리고 프랑스 릴의 한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니콜라 윌로는 고등학교 졸업 후 세계를 여행하던 중 자연의 아름다움과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환경 운동가의 길로 들어섰다. 어떤 주제에 대해서는 의견의 일치를 보다가도 어떤 쟁점에 대해서는 팽팽하게 대립하는 두 사람의 견해차는 진보에 대한 서로 다른 시각에서도 나타난다.

가령 유토피아적 성향의 환경론자 피에르 라비는 오늘날 ‘지속적인 마이너스 성장’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보는 반면, 실용주의적 노선의 니콜라 윌로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주장한다. 한 사람은 현대적인 것을 거부하며 제도권 밖에서, 한 사람은 현대 사회의 경제 시스템과 정치 제도 안에서 수십 년간 환경 운동을 펼쳐 왔지만, 둘의 차이점에 비하면 놀랄 만한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지구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다.

피에르 라비와 니콜라 윌로는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는 ‘환경 재앙’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모두가 ‘살기 좋은 세상’이라고 말하는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행동에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며, 윤리 의식이 모든 결정의 잣대가 되어야 함을 한목소리로 일깨운다. 이들은 사람들의 의식에 대고 호소한다. 사람들의 의식이 그들의 행동에 호소하기를 바라면서.

환경 의식을 강하게 불러일으키는 살아 있는 증언 그리고 깨우침

『미래를 심는 사람』은 피에르 라비와 니콜라 윌로가 수많은 경험과 끊임없는 연구, 치열한 열정으로 얻은 지구 환경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과 살아 있는 증언으로 가득 차 있다. 일생 동안 자연과 가슴을 맞대고, 사람들과 일일이 눈을 맞추며, 지구상의 모든 생명과 함께 호흡한 생생한 목소리, 깨달음의 담론이 이 책 속에 담겨 있다.

두 사람의 말은 환경 파괴의 현장에서 전해지는 절규하는 자연의 목소리이다. 지구의 미래를 위해 더 이상 자연을 파괴하는 행위를 이대로 지속해서는 안 된다는 실천하는 환경 운동가의 외침이다. 때문에 두 사람이 제시하는 환경 문제에 대한 갖가지 대처 방안은 독자의 의식을 파고들어 개개인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커다란 에너지로 작용하며, 미래의 인류 세대를 위해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자각하게 만든다. “지구를 살리기 위해 남은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그 어느 때보다도 우리에게는 시간이 부족하다.”

피에르 라비와 니콜라 윌로가 말하는 ‘지구 환경 3대 시급 과제’

21세기 말에는 지구의 기온이 많게는 4℃에서 5℃가량이 상승할 수도 있다고 한다.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어떤 문제는 더 시급하고 어떤 문제는 덜 시급하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기후 변화만큼은 그 중에서도 가장 시급한 과제이다. 이로 인해 생물다양성 문제나 식수 공급난 등 다른 여러 환경 문제들이 심화되기 때문이다.

* 이산화탄소의 저장고, 숲이 사라지고 있다.

지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이산화탄소의 저장고로 이용되는 것이 바로 산림과 바다이다. 하지만 인간이 나무를 싹둑싹둑 베어 버리면, 나무 안에 저장되어 있던 이산화탄소들이 밖으로 빠져나와 온실 효과를 증대시키고, 지구를 질식시킨다. 해마다 그리스와 벨기에의 면적을 합한 약 1만 6000헥타르 크기의 열대우림이 화재나 벌목으로 사라지고 있다.

산림 파괴는 이산화탄소의 주요 저장고 손실, 생물다양성 상실, 기후 균형을 지키는 파수꾼의 유실 등 세 가지 측면에서 해롭다. 게다가 산림의 파괴로 지구의 기온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바다의 이산화탄소 저장량 또한 줄어든다. 때문에 오늘날 바다의 생물체는 불과 50년 만에 10분의 1로 줄어들었으며, 20세기 초 재배되던 식용 작물의 75퍼센트가 사라졌다. 지금과 같은 여세로 몰아간다면 21세기 중반쯤에는 오늘날 동식물종의 50퍼센트가 결국 멸종 위기에 놓이게 될 것이다.

* 온실 가스 배출량이 두 번째로 높은 분야가 바로 농업이다.

농민의 수는 해마다 3만 5000명씩 줄어드는데, 비료 소비는 오히려 해마다 10퍼센트씩 증가하고 있다. 유엔 보고에 따르면 1913년 발명된 질소 복합비료는 1985년부터 지금까지 사용된 양이 전체 사용량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한다. 살포되는 농약의 양은 1950년에서 2000년 사이 무려 스물다섯 배나 증가했고, 화학 비료의 양은 14톤에서 1억 6000만 톤 이상으로 늘었다. 1톤의 비료를 생산하려면 3톤의 석유가 필요하다. 때문에 오늘날 프랑스에서 온실 가스 배출량이 두 번째로 높은 분야가 바로 농업이다.

화학 농업을 지속할 경우 토양과 지하수층 오염으로 우리의 건강은 위협받게 될 것이다. 우리는 자원을 훼손하고 있다. 종국에 그로 인한 피해를 입는 것은 바로 인간이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친환경 농업을 발전시켜야 한다.

* 육식을 줄이면 환경이 살아난다.

한 사회 내에서 부의 정도가 어느 수준에 이르게 되면, 고기나 버터, 우유, 치즈, 계란, 생선 등의 동물성 단백질 소비가 늘어난다. 하지만 동물성 단백질을 1만큼 얻으려면 동물 한 마리가 열배의 식물을 섭취해야 한다. 즉, 소에서 1킬로그램의 동물성 단백질을 얻어내려면 10킬로그램의 곡물과 10만 리터의 물이 필요한 것이다.

소 한 마리로는 사람 1500명을 먹일 수 있다. 그러나 만일 소고기를 만드는 데 소요되는 사료와 농지를 아낄 수만 있다면 이것으로 사람 1만 5000명을 먹여 살릴 수 있을 것이다. 전 세계 농지의 50퍼센트가 동물에게 먹이기 위한 곡식을 재배하는 데 사용되고 있으며, 소비되는 물의 70퍼센트가 농업용수로 쓰이는 반면 정작 식물이 필요로 하는 물은 극히 소량인 3,4퍼센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1인당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은 1950년보다 2배나 줄어든 상태이며, 2025년이 되면 그 양은 4분의 1로 줄어들 거라고 한다. 단지 육식을 줄이는 것만으로 우리는 과도한 물 사용을 막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화학 농업으로 피폐해져 가는 농지를 살리고 더 나아가 기온 상승과 생물다양성 파괴로 신음하는 지구 환경을 살릴 수 있는 것이다.

해외 서평

피에르 라비는 우리에게 이제 그만 무제한 성장의 신화에서 빠져나와 ‘우리의 젖줄인 대지’의 절대적 중요성을 깨달으라고 말한다. 그리하여 지금 우리의 분별력과 의식 수준에 걸맞은 세상을 만들고, 하나 되어 굳게 결속된, 그러면서도 개개인을 존중하는 세상을 꾸려나가자고 말한다. ‘땅과인본주의’ 단체의 설립자이자 사막화 퇴치를 위한 국제 전문가이며 메마른 토양에 오아시스의 기적을 만들어 내는 농업 생태학자인 피에르 라비는 이 책을 통해 우리 사는 이 세상에 다시금 지혜의 씨앗을 심어 주고 있다. _어젠다 플러스(벨기에)

이 대담은 굉장히 영양가가 높다. 자연과 개발, 현대성에 대한 우리의 인식에 의문을 제기하고, 그 대안의 밑그림을 그려 주고 있기 때문이다. 대담이라는 형식을 채택하여 화자들의 느낌이 생생하게 다가오며,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두 화자가 각각 자신의 논리를 쉽게 펼쳐 나간다. _레 꺄트르 새종 뒤 자르디나쥬

경제와 환경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는 지속 가능한 발전의 주창자들과 ‘이유 있는’ 마이너스 성장에 찬동하는 순수 환경 운동가들 사이에서 현재 논란이 한창이다. 전방의 대표주자 니콜라 윌로와 후방의 대표주자 피에르 라비가 대담집『미래를 심는 사람』 안에서 각자의 논리를 겨루며 풍부한 주제로 열정적인 토론을 이어간다. _노트 비블리오그라피

이 책은 무엇보다도 자연이 우리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상황 앞에서, 시민 개개인이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질 것을 요구하며 경종을 울리고 있다. ‘환경 재앙이라는 인류의 시급한 과제는 사람들의 생각이 모여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 것이다. _나튀르 에 프로그레

공저자 : 피에르 라비 (Pierre Rabhi)
“피에르 라비는 우리가 발전이라는 미명하에 망쳐 놓은 생명의 그물망을 회복시켰다. 그는 자신의 땀방울로 먼지 이는 대지를 비옥하게 만들었다.”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인 故 예후디 메뉴인은 전 생애에 걸쳐 생명 농업을 실천하고, 화학 비료의 과다한 사용으로 생명력을 잃은 아프리카와 유럽의 대지를 자신의 농사법으로 비옥하게 일군 피에르 라비를 일컬어 이렇게 말했다. 피에르 라비는 1939년 아프리카 알제리 남부의 케낫사 오아시스에서 대장장이의 아들로 태어났다. 끈질긴 생명력을 발휘하며 혹독한 풍경 한가운데 조화로운 공동체를 창조한 사막의 농부들에게서 큰 영향을 받은 그는, 프랑스 인 부부에게 입양되어 알제리의 문화를 간직한 채 프랑스 문화의 교육을 받았다. 청년 시절 파리의 한 기업에서 노동자로 일하던 중 생산 제일주의를 내세우는 현대의 도시는 ‘땅을 벗어난 문명’임을 깨닫고 흙에 기대어, 스스로 자급자족하는 삶을 살기 위해 아내와 프랑스 남부 아르데슈의 시골 마을에 정착한다. 처음에 그는 작은 시골 마을에까지 침투해 있는 도시화와 산업화의 방식에 좌절하기도 했지만, 끊임없이 땅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친환경 농법을 연구하고 적용하는 과정을 거치며 ‘생명 농업’에 의지한다. 이후 농촌으로 살러 오는 사람들이 생겨나자 자신의 경험을 나눠 그들의 정착을 도왔으며, 그렇게 시작된 수업으로 40년 넘게 유럽과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를 오가며 농부들에게 생명 농업을 가르치고 있다. 현재 그는 농한기에는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으로 가 강연을 하고 유럽 각지의 공동체와 교류하며 새로운 농법을 실험하는 한편, 농번기에는 언제나처럼 자신의 농장을 일구는 평범한 농부로 살아가고 있다. 주요 저서로 『대지의 말』, 『황혼에 바침』, 『사하라에서 세벤까지』, 『불의 수호자』 등이 있으며, 그의 삶과 사상을 담은 책 『농부 철학자 피에르 라비』가 국내에 출간되었다.

공저자 : 니콜라 윌로 (Nicolas Hulot)
프랑스 인들이 가장 신뢰하고,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으로 꼽는 행동하는 녹색 운동가 니콜라 윌로. “스무 살 이후로 여행 가방을 옷장 안에 넣어 본 적이 없다.”는 그는 세계 각지를 직접 찾아다니며 지구촌의 환경 문제를 프랑스 사회에 공론화시키는 방송인으로 유명하다. 그는 벌써 20년째 프랑스의 민영방송 TF1의 환경 프로그램인 ‘우수아이아 나튀르’를 직접 제작ㆍ진행하고 있으며, 매주 수백만 시청자들이 그의 발길을 쫓아 지구 탐험 여행을 떠난다.
니콜라 윌로는 1955년 프랑스 릴의 한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전원에서의 삶을 꿈꾸던 부모님에게서 일찍이 자연에 대한 애정을 물려받은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우연히 유명한 포토 에이전시 시파의 대표를 만나 의대 입학 6개월 만에 학업을 접고 서둘러 인생의 항로를 바꾼다. 이후 시파의 사진작가로 전 세계를 여행하던 중 대지진으로 5만 명가량이 사망한 과테말라에서 인간의 생명이 대자연 앞에서 얼마나 무력한지를 깨닫고, 곧 지구촌의 환경 문제를 논쟁의 중심으로 이끌어내는 환경 운동가의 길로 들어섰다.
2002년 요하네스버그 세계정상회담에서 시라크 대통령이 환경에 관한 세계 기구 창설의 필요성을 역설할 수 있도록 결정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영향을 끼친 배후 인물이기도 하다. 당시 시라크 대통령으로부터 장관직을 제안 받았으나 “당신은 시원찮은 장관을 얻는 대신 좋은 조언자를 잃게 될 것”이라며 거절했다. 정치적으로 중요한 사안인 니콜라 윌로의 2007 대선 출마 여부에 전 프랑스 인의 관심이 집중되었던 2006년 말 그는 폭탄 발언으로 프랑스 전체를 술렁이게 했다. 그것은 자신이 제안하는 환경 정책을 현 대권주자들이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직접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것이었다. 니콜라 윌로가 주장하는 핵심 사안은 온실 효과를 가져오는 이산화탄소 배출에 대한 세금(carbon tax)을 지속적으로 증가시키는 것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담당할 환경부 부장관을 임명하는 것이다. 이 발언 이후 니콜라 사르코지(공화당-우파), 세골렌 루와이얄(사회당-좌파), 프랑수아 바이루(프랑스민주동맹-중도파), 도미니크 브아네(녹색당) 등 극우파를 제외한 거의 모든 당의 2007 대선후보자들이 니콜라 윌로의 제안들을 그들의 환경 정책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발표했다. 심지어 녹색당 당수 후보였던 이브 코쉐는 니콜라 윌로가 대선에 출마할 경우 그가 어느 당 소속으로 출마하는지에 상관없이 그를 지지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현재 니콜라 윌로는 시민들이 스스로 환경 운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하는 ‘니콜라윌로재단’(1990년 설립)을 기반으로 ‘환경에 관한 정보와 의식의 확산’을 위한 환경교육에 중점을 두고 ‘지속 가능한 발전’의 입장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주요 저서로 출간 이후 매일 1500부씩 팔리고 있는 『타이타닉 신드롬』을 비롯해 『세상 끝의 낙원』, 『자연, 그 무한한 아름다움』, 『함께 사는 지구 : 생명다양성 예찬』 등 다수의 환경 관련 도서가 있다.

역자 : 배영란
숭실대학교 불어불문학과 졸업 후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순차통역및번역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프리랜서 통번역사로 활동 중이다.

*조화로운삶 제공.